사람들 사이에 퍼져 있는 사실이나 정보는 매우 위험하기 짝이 없는것 들이 많다. 진실성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것들은 더욱 그렇다. 특히 이같은 정보가 흘러가는 동안 그 출처가 흐려지고 내용도 과장되거나 왜곡될 경우 ‘카더라’ 수준을 넘어 ‘괴담’으로까지 확대 되기도 한다. 소문은 그래서 무섭다고 하는 것이다.
광우병 파동과 세월호참사가 발생했을 때도 수없이 겪었다. 그 뿐만아니다. 연예계는 물론정치권에 이르기 까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피해가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아무리 정부가 또 공신력있는 기관이, 당사자가 아니라고 부인해도 소용 없다. 루머 전문가이자 미국 로체스터 공과대학 디폰조 박사는 그 강도를 내용의 중요성과 불확실성의 곱으로 나타낼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소문, 특히 터무니없는 소문까지도 왜 믿으려 하는 걸까. 디폰조 박사는 소문을 믿는 사람들이 한결같이 잘 속거나 무식하거나 그도 아니면 다른 사람의 말을 쉽게 믿는 성향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고 말한다. 다시말해 단지 사람들이 소문을 사실이라고 느끼기 때문에 그걸 믿는다.는 것이다. 소문은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그 어떤 힘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단순히 소문 자체의 신빙성 차원을 넘어 그들의 감정이나 사고, 태도나 선입견 등과 일치한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따라서 근심이나 불안 심리를 가진 사람들을 더 쉽게 감염시킬 수 있다고도 한다.
하지만 정작 소문이 우리들로 하여금 행동이나 선입견을 바꾸도록 강력하게 영향을 끼치는 이유는 따로 있다고 한다. 아무리 평범하거나 혹은 믿음이 안간 그저 그런 소문일지라도 반복해서 들으면 점점 더 믿게 되는 것이 그것이다. 이처럼 소문을 반복해서 들을 경우 신뢰도가 높아지는 이유로는 그 소문이 즉시 사라지지 않고 일정 기간 동안 살아남는다면 그 소문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즉 어떤 소문이 계속 유포된다면 그 소문에는 합당한 ‘사회적 증거’가 있다고 믿게 된다.
최근 소문으로만 돌던 박근혜대통령의 비선실세라는 정윤회씨의 국정개입의혹이 접입가경으로 접어들고 있다. 문건이 공개되는 바람에 야당은 ‘게이트’로 명명하고 청와대의 고소를 접수한 검찰은 수사에 착수 했기 때문이다. ‘찌라시’수준이라는 소문이 루머인지 사실인지 검찰이 밝힐 일이지만 그 이전에 이런 소문이 나도록 정보를 유출시킨 청와대의 책임이 더욱 크다.
/정준성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