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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영화 ‘수업료’

지난 12월 3일 수원시청 대강당,에선 ‘수업료’라는 영화가 상영됐다. 그리고 요즘 수원 토막이들 사이에서 75년 전 이 흑백 영화가 화제다. 영화 속에 ‘6.25때 폭격에 도망갔다는 동문인 창룡문’을 비롯 ‘남아있는 남문’ ‘부서진 북문’ ‘서있는 서문’등 당시의 수원화성이 고스란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수원화성 주변의 다양한 풍경도 생생하게 담겨있어 과거의 향수를 샘물솟듯 자극하고 있다. 광교산과 영화동이 보이는 북문 밖 풍경, 부서진 북포루와 북성, 화서문과 공심돈, 연무대, 수원천풍경, 지동시장, 삼일교, 북수동 우시장을 보여주는 말뚝들, 신발가게와 교회당에 이르기 까지 그야말로 과거로의 여행을 경험하는 듯한 ‘타임머신’이나 다름없다. 영화가 수원에서 한 올로케이션 덕분이다.

그동안 수원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1961년 최은희 김진규 주연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가 대표적이었다. 이 영화는 지금의 행궁로 한옥을 빌려 촬영한 것으로 당시 수원 전체 풍경은 나오지 않았다.

영화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수원에 살고 있는 소학교 4학년인 주인공 ‘우영달’은 놋 수저 행상을 떠난 부모가 몇 달째 연락두절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함께 살고 있는 할머니가 병에 결리고 수업료도 내지 못하는 등 곤경에 처하자 영달은 월사금 마련에 나선다. 그리고 친척집이 있는 평택까지 60리길을 걸어가는 동안의 에피소드와 추석 즈음 돌아온 부모와 만난다는 단순한 스토리다. 하지만 당시에는 힘든 올로케이션과 동시녹음을 진행했고 정찬조, 복혜숙, 문예봉 등 당대의 최고 배우들이 출연해 화제가 됐었다. 특히 시나리오가 경성일보 소학생신문에 공모해 총독상을 받은 우수영(광주소학교 4년)의 원작을 청마 유치환의 형 극작가 유치진이 대사를 입혔다고 해서 더욱 그랬다.

수원의 생생한 풍경과 생활상,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학교 상황이 잘 나타나 있어 역사적 자료로서도 가치가 큰 이 영화가 최근에야 선 보인 것은 중국전영기록보관소에 '수업료가'가 아닌 ‘학비’라는 제목으로 기재되어 있어서 뒤늦게 발굴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내가 살고있는 고장과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의 옛 모습은 어떠했는지 한번쯤 관심가져 볼만하기에 충분하다. 오는 19일 수원화성박물관에서 2차 상영이 있다고 하니 연말 스케줄에 넣어도 좋을듯 싶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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