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2 (목)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잘하다’ ‘질탕하게 놀다‘의 어원인 접미사 ‘질’이 붙어 이루어진 단어중 나쁜 의미의 말이 유독 많다. 고자질 서방질 오입질등등. 그중에서도 가장 최근에 만들어 진 것은 아마 ‘갑(甲)질’ 일 것이다.

‘갑질’은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권리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통칭하는 개념이다. 인터넷에선 이를 빗대 갑의 무한 권력을 꼬집는 ‘슈퍼 갑’, ‘울트라 갑’이라는 말도 나왔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갑질은 대략 이렇다. 개인 역량과 조직의 힘을 혼동한다. 한마디로 자신이 잘난 줄 안다. 조직의 이익보다는 사사로운 개인의 이익을 도모한다. 을을 하인 부리듯이 대하며, 을이라면 손윗사람에게도 반말한다. 자신의 과오를 을에게 떠넘긴다. 배경에 대한 설명 없이 무조건 따르기만을 강제한다. 부탁할 때는 비굴하게 굴기도 하지만 도와줄 때는 끊는다.

지난해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것을 보면 갑질의 내용은 더욱 기가 막힌다. 정해진 일 이외에 다른 일까지 요구받았다, 반말, 무시, 욕설,주중이 아닌 주말 근무나 야근이 불가피하게 일정을 짠다, 선물이나 향응 요구등을 대표적인 갑질이라고 토로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최악의 갑질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시키는 대로 하라고 윽박지르기’로 나타났다. 또 내가 당했던 최악의 갑질에 대해선 ‘자기 아들 과학 숙제로 병아리의 탄생을 찍어오라고 해서 양계장까지 달려갔던 일’, ‘퇴근했는데 불러내서 자기 술값 계산하라고 했던 일’, ‘벌초까지 가야 했던 일’ 등 황당한 겅험담도 있었다

또한 지난해 5월 국회에서 열린 재벌·대기업의 불공정·횡포 피해 사례 발표회에서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갑질이 소개돼기도 했다 ‘자식뻘인 영업 담당에게 욕설과 협박, 갈취에 시달린 후유증으로 정신병원에서 공황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명절 때마다 떡값과 지점 회식비 등 각종 명목의 돈을 요구받았다’라는 증언 등이 그것이다.

지난 5일 미국 공항에서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40)이 기내 서비스를 문제 삼고 비행기 출발까지 지연시키며 사무장을 내리게 하는 무개념 ‘갑질’을 한 사실이 알려져 비난을 사고 있다. 불과 7개월전 같은 비행기내에서 일어난 ‘라면 상무’ 사건 당시 ‘승무원이 겪었을 당혹감과 수치심이 얼마나 컸을지 안타깝다’ 고 한 장본인 이라고 한다. 이쯤되면 고질병도 중증에 속하는 것 아닌가.

/정준성 논설실장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