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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각종 매스컴에서는 올 한해의 사건. 사고들을 정리하고 순위를 매기느라 바쁘다. 한해를 빛낸 얼굴들에 트로피를 안겨주고 그들의 노고에 박수갈채를 보낸다. 아름다운 정경이다.

한해를 잘 살아내고 박수를 받는 사람들은 정말 기쁘고 행복할 것이며 자신에게 수고했다고 위로의 말도 자신에게 건넬 수 있을 것이다. 청마의 힘찬 기상으로 열린 올 한해를 돌아보면 참으로 무겁고 힘겨운 해였다. 입에 담기도 민망한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젊은이들의 희생이 유난히 많았던 해이기도 하다.

안전 불감증과 사욕이 빚어낸 참사에 국민들은 고개 숙여 사죄했고 많은 사람이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다. 가슴에 노란 리본을 아직 떼지도 못했는데 크고 작은 사고들이 끊임없이 발생하고 또 시간에 묻히고 우리는 망각이라는 무서운 무기를 지닌 채 살아간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고 했지만, 집안이 화목하고 편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얼마 전 조카에게 큰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터널을 벗어나면서 차가 방호벽에 부딪히고 가속도로 인해 두 개의 차로를 굴러 반대쪽 방호벽과 가로등 두 개를 들이박고서야 멈추는 사고가 났다. 야심한 시간이라 뒤따르는 차량이 없어 2차 충돌을 피할 수 있었고 운전자는 사고의 규모에 비해 큰 부상 없이 차에서 탈출했고 차는 폐차되었다.

당시 친구 차를 잠시 바꿔 탔고 처음 운전하는 차종으로 과속 운전을 했으며 본인 말로는 깜빡 졸았던 것 같다고 했다. 사고 현장에 가보니 쏟아진 기름의 흔적이며 부서진 가드레일과 가로등 등 얼마나 위험천만한 사고였는지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온몸이 멍투성이가 되어 입원해 있는 조카는 아직도 사고의 순간만 떠올리면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며 몸서리를 쳤다.

우리가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순간이다. 설마 나는 아니겠지, 괜찮겠지 하는 안이한 마음가짐이 나와 가족을 불행하게 만든다. 작은 부주의가 큰 사고로 이어지고 장애가 되어 평생을 회한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그들의 말을 들어보면 차라리 큰 사고가 날 거라는 판단이 서면 미리 방지하고 계획을 수정해서 사고를 막을 수 있는데 “조금은 미심쩍지만 그래도 괜찮겠지 설마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겠어. 이 정도는 눈감아도 돼” 하는 그런 곳에서 사고가 발생하고 큰 사고로 이어졌다며 후회하는 사람들을 본다.

2014년은 국가적으로도 큰 행사가 있었고 대부분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고 평가하지만 2014년 우리는 많이 슬펐다. 침체한 경기 속에서 하루하루 살기가 힘겹다고 목숨을 던진 이웃도 있었고 식당을 접고 빈털터리가 되어 고향으로 가거나 일용직으로 내몰린 사람도 있다. 직장 해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굴뚝에 올라가 자신들의 부당한 대우를 개선해달라고 몸으로 항변하는 사람도 있다. 열심히 살지 않아서 힘든 것이 아니라 아무리 발버둥 쳐도 발붙일 세상이 만만하지가 않다.

얼마 후면 울린 제야의 종소리에 지난 한해의 모든 힘겨움이 묻히고 새해엔 새로운 희망으로 한해가 열렸으면 좋겠다. 우리가 슬프지 않기 위해서 안전 불감증이니 인재니 하는 말부터 청산하는 새해였으면 한다. 두 눈 크게 뜨고 불안전을 안전으로 바꾸는 해가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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