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06 (금)

  • 구름많음동두천 0.0℃
  • 흐림강릉 3.6℃
  • 박무서울 1.6℃
  • 박무대전 1.0℃
  • 대구 7.0℃
  • 흐림울산 6.7℃
  • 흐림광주 2.3℃
  • 부산 7.8℃
  • 구름많음고창 0.8℃
  • 흐림제주 7.8℃
  • 흐림강화 0.3℃
  • 흐림보은 1.5℃
  • 구름많음금산 1.1℃
  • 흐림강진군 4.2℃
  • 흐림경주시 7.3℃
  • 흐림거제 7.6℃
기상청 제공

갑신년, 새 희망의 출발대에 서서

지난 한해 우리 모두는 새 희망의 기대에 부풀어있었다. 그러나 기대는 이내 실망과 좌절로 변질되고 말았다. 지난해 우리는 그저 우왕좌왕(右往左往)하기만 했을 뿐, 새로운 희망의 싹을 틔우지 못했다.
갑신년의 첫날 아침에 우리가 마냥 기대에 부풀어 있을 수 없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새해의 희망을 얘기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지난해를 냉철하게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그 정리가 정확하고 냉철할수록 비로소 새해의 희망을 얘기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우리는 구태의 떼를 벗기고 거기에 새로운 희망의 옷을 입힌 듯한 착각에 빠져들었었다. 노무현 호의 출범이 그 같은 착각을 조장했다. 그러나 그 순간적인 환희와 희열은 노 대통령 취임직후 이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노무현 정권 출범 이후 사회 전분야가 급격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제반 문제는 그 요동에 대한 해석과 반응이 너무도 판이했던 데서 출발했다. 사회적 요동에 대한 해석의 차이가 곧 국가적 혼란을 부채질했던 원인이 됐던 셈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그 주변세력들은 그것을 일컬어 사회전반의 패러다임이 ‘구태에서 개혁으로’ 바뀌는 과정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나 야당과 대다수 국민들의 시각은 그와 달랐다. 급격한 사회적 요동은 개혁과는 상관없이 일이며, 그것은 단지 국정운영의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한 아마추어정부의 어리숙함이 빚은 필연적 혼란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든, 작년초부터 시작됐던 사회적 혼란은 이미 국가적 현실이 돼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 혼란을 잠재울 만한 지혜와 대안을 갖고 있지 못했다. 그 와중에 죽어나는 건 국민들이었다.
정치권은 연중 정쟁에 매달리기 만했다. 정치권 전반이 불법대선자금 파동에 휘말렸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정치개혁을 외치고 있었다. 물론 뒤로는 정국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이전투구에 여념이 없었다. 특히 전례없이 정권초부터 불거진 대통령 측근비리 사건은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가중시켜 정국 불안의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결국 표리부동하고도 부도덕한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심어주지 못했다.
경제는 경제대로 엉망이었다. 다행이 수출호조로 경제지표는 현상유지를 가리켰지만 안으로는 곪을대로 곪아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신용불량자가 급증해서 조만간 400만명에 이를 추세고, 청년실업문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돼버렸다.
사회가 혼란스러우면 서민들의 삶은 더욱 고달파질 수밖에 없다. 급기야 생활고에 시달리던 서민들은 삶을 포기하고 죽음을 선택 했다. 카드 빚에 몰린 가장이 생떼같은 아이들을 한강에 내던지는가 하면, 어떤 주부는 자녀들과 함께 아파트에서 투신자살을 하기도 했다. 그밖에도 카드빚에 내몰린 많은 사람들이 범죄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고 범죄자의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이렇듯 작년 한해 우리의 자화상은 일그러질대로 일그러져버렸다. 그러나 도도한 세월의 강물은 흐르고 흘러 어느덧 갑신년의 새해를 밝게 했다.
고난은 언제나 우리 민족을 단련시키기 위해 존재했을 뿐이다. 갑신년의 ‘갑(甲)’자가 의미하는 대로 우리는 지난해의 고난을 딛고 새 희망의 출발대에 서게 되었다.
다행이 올해는 국민 스스로 국가의 장래를 결정할 선택의 기회를 부여받았다. 올 4월에 치러질 17대 국회의원 선거의 결과는 향후 우리의 국운을 좌우할 것이다. 또한 새해에는 남북관계에도 새로운 국면이 형성될 조짐이다.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민생과 경제를 안정시키는 일뿐이다. 총선 후 정치가 안정되고, 남북관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다면 우리의 경제적 저력도 서서히 힘을 발휘할 것이다.
갑신년 새해, 우리 모두는 또 다시 새 희망의 출발대에 서게 되었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