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악의 폭군이라고 불리는 수나라 2대 황제인 수양제의 생애와 인간관계를 통해 수나라 시대를 생생하게 재현한 책.
수양제는 진시황과 함께 중국 최악의 폭군으로 꼽히며, 남북조의 혼란한 시기를 마감하고 중국을 통일한 수문제의 차남이자 수나라 제2대 황제다.
고구려를 세 차례나 정벌했지만, 을지문덕 장군에게 철저히 패하고 결국 고구려를 조공국으로 만드는 일에 실패한 천자이자 만리장성을 개축하고 한반도 전체 길이보다 더 긴 대운하를 건설했지만, 그로 인한 재정 낭비와 백성의 노역으로 원성을 샀으며 끝내 자신이 믿었던 부하에 의해 비참하게 살해당한 전제군주다.
이 책은 수양제라는 인물의 생애는 물론이고 그가 맺은 인간관계를 통해 수나라 시대를 생생하게 재현하고자 했다.
저자인 일본의 역사학자 미야자키 이치사다는 “역사학의 최종 목적은 인간관계를 규명하는 일로 귀결된다. 인간의 삶이란 결국 인간관계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의 방식이 어떻게 변천돼 왔는지를 살펴보는 작업은 역사학의 중요한 문제여야 한다”며 “개인이라고는 해도 수양제는 제왕이기 때문에 이른바 특수한 인간이며 그가 맺은 관계는 다방면에 직간접적으로 걸쳐 있다. 따라서 수양제 한 사람을 잘 살펴본다면 당시 그와 관련된 여러 상황까지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고 집필이유를 밝혔다.
책의 부록으로 제공된 ‘수나라 역사에 관한 이런저런 생각’은 수나라와 관련된 총 4개의 주제에 대해 원사료를 가지고 꼼꼼하게 조목조목 근거를 대며 여러 이설을 논박한다.
수나라의 수(隋)글자가 어디서 시작됐는지, 수양제가 부친 수문제를 시해했다는 설이 과연 맞는 것인지, 연표 작성에서 대업 14년(618)이라는 시기를 어떻게 봐야 할지, 그리고 수양제의 손자이자 수공제로 불리는 두 명의 황제인 양동·양유의 나이순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해 논한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