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기획-경기농협 오경석號 순항할수 있을까?
① 취임 한달여 주요 행보는
② 각종 현안 대응전략·문제점
③ 향후 전망·개선방향
경기농협은 지난달 3일 충북 진천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특별방역대책상황실을 긴급설치했다.
2010년 경기지역을 강타하며 소, 돼지 등 수백만 마리를 도살처분한 악몽이 재연되는 걸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특별대책상황실이라고 해서 도내 농가의 구제역 피해를 막기 위한 전담인력이 편성된 것은 아니다.
기존 경영지원단 축산사업팀이 고유업무를 유지하면서 특별방역대책상황실을 함께 운영하는 형식이다.
축산사업팀도 모두 합쳐 5명에 불과해 구제역 피해확산 방지에 적극 대응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도 나온다.
화성에서 양계농장을 운영하는 K씨는 “도내 전역으로 구제역 공포가 확산되는 마당에 농가의 이익을 대변할 농협이 전담인력도 없이 특별반을 꾸려 운영하는 건 형식에 불과하다”며 “4년 전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도록 농협을 비롯해 관련한 모든 기관이 전방위 노력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특별상황실의 주요업무는 구제역·AI(조류인플루엔자) 피해 전파와 방역·소독요령 지도가 전부다.
구제역 또는 AI 확진판정이 나오면 지역농협을 통해 전파하고, 가축 위생관리법을 교육하는 정도다.
특히 구제역·AI 발병여부와 피해사실도 정부발표나 언론보도에 의존하고 있어 유명무실 논란마저 인다.
또 해마다 반복되는 구제역 피해를 위한 별도의 예산도 수립돼 있지 않아 농가피해를 자초한 측면도 있다.
다만 농협중앙회가 가축질병예방 차원에서 세운 예산의 일부로 생석회, 소독약, 방역복 등을 지원할 뿐이다.
이쯤되면 경기농협은 전혀 특별할 게 없는 ‘특별방역대책상황실’ 운영으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경석 본부장도 방역초소 근무자에게 떡국을 건네는 일 외엔 현재까지 특별한 활동이 없다.
이에 대해 경기농협 관계자는 “예산수립은 농협중앙회 차원에서 이뤄지는 일이기 때문에 지역본부가 관여할 사항은 아니다”라며 “특별상황반은 도내 구제역 피해현황과 긴급상황을 지역농협을 통해 신속히 전파하는 등 농협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2010년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은 연천에 상륙해 불과 한달만에 도내 18개 시·군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이때문에 경기지역에서만 소와 돼지 등 사육 농가 2천352곳에서 173만2천32마리를 살처분하고 피해액도 2조7천383억원에 이르렀다.
/윤현민기자 hmyun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