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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퇴…찍퇴…무늬만 ‘희망퇴직’

금융사마다 퇴직자 목표인원 정해놓고 추진
불응 땐‘원거리 발령’ 압박…일부선 자살도

지난해부터 은행을 시작으로 금융계 전반으로 확산중인 ‘희망퇴직’의 부작용이 만만찮다.

업계에선 지점 폐업이 잇따르고 있고, 신청자중 일부는 인간적 모멸감으로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08년 설립된 애플투자증권과 두산그룹 계열사인 BNG증권은 자진폐업했다.

금융계 체질개선, 희망퇴직이 답일까

②희망퇴직 부작용 및 문제점

두 증권사 모두 누적적자에 따른 경영난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문을 닫는 지경에 이르렀다.

또 지난 2013년 옵션 주문실수로 거액의 손실을 본 한맥투자증권도 현재 폐업의 위기에 처해 있다.

미국계 헤지펀드와 이익금 협상중이지만 이익금을 돌려받아 자본을 늘리지 않으면 파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구조조정은 겉으론 ‘희망퇴직’이지만, 직장을 잃고 거리로 나앉게 만드는 모습은 영락없는 ‘강퇴(강제퇴출)’다.

신청접수에 앞서 금융권 내부에선 공공연하게 희망퇴직 목표 인원이 떠돌기도 한다.

일단 전체 직원의 20%, 30% 등의 형태로 목표를 정하고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은행권에선 ‘맞춤형’으로 희망퇴직을 유도하기 때문에 자신들이 정한 목표는 대부분 달성한다.

퇴직급여와 자녀 학자금 대출 등으로 퇴직을 강요하고 있어 희망퇴직의 그물망에서 벗어나기 쉽지않다.

씨티은행의 경우 희망퇴직 규모가 650명 수준일 것이라는 소문이 나돈 가운데 결국 그 숫자는 채워졌다.

이들은 희망퇴직에 앞서 ‘저성과자’들이 포함되는 부서를 새로 만들고, 하나둘씩 불러내 면담을 한다.

일부 회사는 특정인에게 8차례까지 집중적으로 면담을 진행해 해당 직원이 쇼크로 쓰러진 뒤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면담과정에서 단골로 나오는 말은 ‘저성과자 부서로 발령낸다’, ‘먼 지점으로 발령낸다’는 등 반협박성 표현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희망퇴직자를 미리 점찍어 놓는다는 ‘찍퇴’가 유행어로 돌기도 한다.

언젠가는 그만둘 직장, 그냥 나가기보다 조건이 그나마 나은 희망퇴직이 낫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들고도 남는다.

이때문에 일각에선 금융계에서 무분별하게 진행중인 희망퇴직의 요건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또 대규모 구조조정의 경우 금융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 관계자는 “현재의 금융계 구조조정이 희망퇴직의 형태로 조용하다고 가만두면 쌓이고 쌓여 폭발한다. 산업계 전반으로 퍼져 제2의 금융위기를 초래하기 전에 정부차원에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현민기자 hmyun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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