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만연된 내부 불법·비리 끝은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는 전국 최대규모인 200여개의 지점과 출장소를 가진 공룡조직이다.그 방대한 규모에 걸맞게(?) 도내 시·군금고를 수십년간 독식하며 특혜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또 직원비리, 불법대출, 자금횡령 등 대형사고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어 불법의 온상으로 지목되기도 한다.방만경영으로 대규모 적자가 나도 조합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소수 임원들의 배만 불리는데 혈안이 돼 있다. 선택된 소수가 호의호식하는 사이 조합원들은 신용불량으로 몰려 개인파산을 강요받는 일도 점차 늘고 있다.이에 본보는 앞으로 5회에 걸쳐 경기농협의 실체 해부를 통해 현실태와 문제점, 개선방향 등을 살펴본다.싣는 순서는 ①만연된 내부 불법·비리 끝은 ②조합원 외면하는 방만경영 ③시 금고 독식, 독일까, 득일까 ④신불자 조합원 3만명 시대 ⑤향후 개혁 및 쇄신방향 등이다.<편집자 주>
경기농협은 매년 직원비리, 불법대출, 공금횡령 등을 반복하면서도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없다.
내부에 만연된 온갖 비리로 이미 사회 일각에선 공공연하게 불법의 온상으로 지목된 지 오래다.
지난해도 조합장의 법인카드 전용과 공연 음란물 상영, 불법대출 등으로 얼룩진 한해를 보냈다.
2014년 평택 S농협의 자체감사에서 조합장이 법인카드로 식사와 유류비 등 개인용도로 340여만원을 쓴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해당 조합장은 사과는 커녕 외부에 유출될까 숨기기에 급급했으며, S농협도 1개월 정직의 솜방망이 처벌로 끝냈다.
부천의 O농협 조합장은 관광버스 운전기사에게 음란물 상영을 지시한 일이 뒤늦게 밝혀져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 조합장은 2013년 11월 18~19일 강원도 설악산에서 대의원 연수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
당시 버스 안에는 여성농민단체 회원 4~5명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전해져 문제의 심각성을 증폭시켰다.
또 안성의 한 지역농협 과장 L씨는 허위감정을 통해 신용불량자에게 수십억원을 불법대출한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에 따르면 L씨는 당시 신용불량자였던 K씨로부터 사례비 230만원을 받고 2010년 4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15차례에 걸쳐 모두 43억원을 대출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조사결과 해당 농협은 내부 감사과정에서 L씨의 불법대출 혐의를 발견하고도 이를 묵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개선을 위한 노력도 없이 자체 징계만으로 사건을 은폐·축소하려고만 든 것이다.
경기농협이 시금고 장악 등 우월적 지위를 앞세워 권력기관을 자처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밖에 판매행위가 금지된 장소에서 장터를 열고 수입 축·수산물까지 팔게 하는 등 불법에도 앞장서고 있다.
경기농협은 매주 금요일 효원로 사옥 주차장 부지에 10~15개의 천막을 치고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운영중이다.
주차용도로 제한된 구역에서 농산물 외에 수입 축산물과 수산물까지 버젓이 판매하는 모습에 행인들은 아연실색한다.
특히 금요장터는 주차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차량으로 이동하는 고객들의 원성을 사기 일쑤다.
주부 M(41·곡반정동)씨는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법을 위반하고 일반시민들의 불편까지 강요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교통량이 집중되는 수원시내 한복판에서 장터운영을 고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현민기자 hmyun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