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인협회는 분단의 아픔을 넘어 평화와 생명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노래한 사화집 ‘DMZ, 시인들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이번 시집은 지난해 타계한 김종철 전 시인협회 회장의 임기 동안 수행할 계획 중 하나였다. 김종철 전 시협회장은 “시인이여, DMZ를 기억하라”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2014년 4월 19일, 124명의 시인들과 함께 DMZ 일대의 주요 지역인 캠프그리브스, 제3땅굴, 도라산역, 도라산 전망대, 해마루촌, 초평도, 허준묘, 경순왕릉을 답사했다.
이들은 통일시대를 맞아 평화의식 함양, 남북한의 문화교류를 촉구하고자 하는 의미에서 분단 조국과 평화, DMZ 지역의 훼손되지 않은 자연 환경 등을 모티브로 해 시인들이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것을 계획했고, 준비했던 것이 평화 통일에 대한 염원을 시로 실현하기 위한 시도의 결실인 사회집 ‘DMZ, 시인들의 메시지’의 출간이었다.
이 책은 강은교, 강인한, 김중식, 김형영, 문정희, 문인수, 문효치, 오세용, 유안진, 이건청, 임보, 정진규, 허형만, 허혜정 등 한국시인협회 소속 시인들이 DMZ라는 우리 시대의 큰 화두를 시로 형상화한 테마 시집이다.
오랜 시간 동안 한편으로는 지우고 다른 한편으로는 ‘전쟁’을 안고서 흘러가는 임진강, 새들이 노닐고 꽃들이 피어나는 비무장지대의 광활하고 원형적인 자연, 이들을 배경으로 완강하게 버티고 서 있는 철조망이 우리 역사의 가장 커다란 아픔을 잉태한 곳으로 등장한다.
DMZ시편을 통해 분단의 오랜 아픔을 느끼게 되고, 나아가 자유와 평화를 바탕으로 하는 민족사적 미래 지평을 염원하는 시인들의 마음을 만나게 된다.
모두의 절절한 마음이 시편마다 배어나온다. 전쟁과 휴전의 경험, 그로 인해 생겨난 휴전선은 우리 시사에서 매우 중요한 주제 영역으로 반세기 이상의 시사적 축적을 이뤄왔다.
이번에 한국시인협회 소속 시인들이 써서 모은 비무장지대 관련 시편들은 이러한 전쟁과 분단 경험의 연장선상에서 발화된 의미있는 결실들이다. 많은 시인들이 참여해 분단의 비극, 통일의 열망, 순수 서정의 발원 등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안에 분단의 기억을 안고 번져 가는 아프고도 아름다운 풍경들이 녹아 있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