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김현일 수원 영신여고 진로진학상담부장
지금 그대로를 인정하는 지혜가 절실할 때
불안하고 예민한 감정 읽어주고 보듬어 줘야
진로는 부모의 눈높이 아닌 자녀의 눈높이로
좋아하고 잘하는 것 지지하고 도와주는 게 최선
매스컴을 들썩였던 대학입시가 얼마 전 끝났는가 싶었는데, 어느 샌가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3월의 요즘은 일선 학교에서는 학부모 총회가 열리고 교육청과 입시관련 단체마다 입시설명회라는 이름으로 분주하기 시작할 때다. 집에서는 책상 앞에 앉은 자녀를 보며 안도하는가 하면, 때론 늦은 시간까지 켜진 불빛을 보면서 짠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때로는 침대에서 뒹구는 모습에 속 터지는 마음을 다잡아야 하는 것이 수험생 부모의 숙명이다. 그 어떤 경우에도 수험생은 불안하고 예민하기에 그들의 감정을 읽어주고 보듬어 줘야 한다. 결국 수험생의 대학입시는 어머니에게도 입시일 수밖에 없다.
현재의 학업성취도와 습관은 쉽게 바뀔 수 있다고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누구나 공부 잘하고 좋은 습관으로 칭찬받고 싶어 한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래도 내 자식만은 그 범주에서 예외이기를 바라는 부모의 심정이 클수록 서로를 아프게 한다. 진부한 말일지는 몰라도 성적이 꼭 행복 순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그럴 것이라는 검증되지 않은 막연한 믿음이 부모를 불안하게 할 뿐이다. 어쩌면 이 힘들고 어려운 시점에서는 자식의 지금 그대로를 인정하는 부모의 지혜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할 때다.
이제 와서 올리기 힘든 성적 문제나 대학 문제로 다투어서는 안 된다. 자녀들이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존중하고 믿어 줘야 한다. 그것이 때론 너무 힘들고 어렵겠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면, 인정함으로써 자식에 대한 믿음만은 지켜야한다. 어느 인터넷 카페의 대문 글에 있는 ‘인정은 보약이고 비교는 독약이다’라는 말을 되새겨볼 일이다.
얼마 전 학부모와 상담을 한 일이 있다. 자녀는 동물사육사가 되고 싶어 했지만 부모님은 공무원이라는 안정된 직업을 원했다. 시대는 급속히 변화되고 새로운 정보는 수없이 넘쳐나는데 부모의 눈높이로 자녀의 진로를 강요하는 태도를 보면서 너무도 안타까웠다. 이제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창업이든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꾸준한 자기계발과 도전만이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길이다. 오늘도 새로운 직업은 탄생되고 있으며 또 어떤 직업은 사라지고 있다. 따라서 자녀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선택하도록 지지하고 돕는 것이 최선이다.
날이 갈수록 부모세대 때는 전혀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직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즉, 애견의 사회성을 길러주고 사회적 적응 훈련을 돕는 ‘애견유치원교사’라든가 원활한 주택의 매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인테리어는 물론 익스테리어 부분까지 컨설팅하고 연출해주는 ‘매매주택연출가’라는 직업도, 생소하지만 미래 직업의 하나이다.
또한 한국고용정보원은 빅데이터 전문가, 스마트 헬스케어 기기 개발자, 입체(3D) 프린터 개발자 등 26개 직업을 한국직업사전에 신규 등재했다고 지난 달 23일 밝혔다. 엄청난 속도의 시대에서 살아가야 하는 자녀들의 삶은 결국 스스로가 선택하도록 그들의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 물론 우리 사회의 현실에서 자녀의 대학입시를 위해 최소한의 노력마저 안한다면 직무유기라 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지나친 기대와 욕심이 된다면 과유불급(過猶不及)일 것이다.
경기교육신문 webmaster@eduk.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