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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학여행 폐지 분위기 이대로 좋은가

행락철이다. 장기불황으로 인한 경기침체가 이어져 행락이라는 단어조차 쓰기 어렵다. 더욱이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다가오면서 각급학교 수학여행도 침체 분위기다. 경기도내 초·중·고 및 특수학교 가운데 10곳 중 6곳 이상은 수학여행을 계획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의 경우는 이보다도 심해 1학기 수학여행 계획을 교육청에 제출한 학교는 전체 1천331곳 초·중·고교 가운데 46개교(3.5%)에 불과했고 아예 올해 수학여행을 가지 않겠다고 결정한 학교도 131개교나 됐다고 한다.

지난해 세월호 침몰사고를 보고 “수학여행을 없애라”는 학부모의 요청이 빗발친데다 교육부도 당분간 수학여행을 가지말라는 취소지침을 내렸기 때문이다. 어처구니 없는 세월호 참사의 충격은 아직도 가시지 않아 생각만 해도 섬뜩하다. 수학여행 길이었지만 우리 사회에 깊숙이 뿌리박힌 부조리와 안전 불감증이 빚어낸 결과이기도 했다. 때문에 결과를 중시하는 우리 사회에서 단체로 이동해야 하는 수학여행 그 자체에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불안해 하는 게 사실이었다. 교통수단의 안전성을 확인할 수 없는 입장에서는 단체로 움직이는 것을 아예 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쯤에서는 수학여행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여행 및 관광업계가 잇따라 문을 닫았다고 해서 그런 게 아니다. 지역경제를 살리자는 것도 아니다. 수학여행의 역사는 100년도 넘었다. 가족여행을 생각지도 못한 시절이었지만 학창시절의 추억과 다양한 현장 체험학습의 기회였다. ‘백문이불여일견’이듯이 자연이나 역사문화 유적지를 탐방·관찰·견학하면서 단체 활동을 통해 협동심과 자율성을 함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수학여행이 지니고 있는 긍정적 효과다.

이러한 가운데 수학여행이 소규모 체험학습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면서 그 필요성에 대한 재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세월호 사고 이후 지난 해 6월 교육과정평가원이 조사한 설문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학생의 74%, 학부모의 62.2%가 수학여행 폐지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교육 수요자들은 수학여행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수학여행은 공동체 의식 형성과 자율성 함양 등을 위해 여전히 교육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안전대책만을 철저하게 강구하면 사고는 방지할 수 있다. 구더기 무서워 장을 담지 않는 것보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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