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누가 보더라도 kt위즈의 전력은 최하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거둔 4승 8패 성적으로 미루어 그래도 두 번지면 한번은 이기지 않겠느냐는 희망도 가졌다. 그런데 시범경기와 정규 리그는 확실히 달랐다. 선배 구단들은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신생 막내 kt위즈를 사정없이 두들기고 있다. kt위즈는 지금까지 7연패의 늪에 빠졌다. 그 중 홈구장에서 열린 5경기를 모두 내줘 더욱 힘든 시간을 보냈다. kt위즈의 개막 7연패는 지난 2013년 NC다이노스가 1군무대 데뷔 첫해에 세운 기록과 같다. 오죽하면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었던 NC의 김경문 감독이 kt 위즈에 첫 승 기원의 메시지를 전했을까.
김경문 감독은 날씨도 좋지 않은데도 관중들이 수원구장에 많이 왔다면서 “2013년에 우리가 개막 7연패를 당할 때가 생각났다. 지금은 힘든 시간을 겪고 있지만, 조만간 첫 승을 거두고 팬들의 사랑에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kt위즈는 지난달 28일 개막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롯데에 8-2로 앞서기도 했지만 투수진의 난조로 인해 9-12로 역전패를 당했다. 또 이어진 삼성, KIA 전에서 모두 패해 아직까지 첫 승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kt는 롯데와의 원정경기 패배 후 홈경기에서 첫 승의 기쁨을 홈팬들에게 선사하려고 했다. 그런데 삼성과 KIA는 강했다. kt는 홈경기에서 5전 전패를 당해 팬들을 실망시켰다.
한때 현대 유니콘스가 수원을 임시연고지로 정한 뒤 수원야구장에서 홈경기를 해왔지만 홈팬들의 사랑을 받지는 못했다. 곧 연고지를 옮길 팀이었기 때문이다. 홈경기를 했어도 오히려 원정팀 응원 인원수가 많았다. 그래서 수원시민과 경기도민들은 kt위즈를 진정한 연고팀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그런 홈팀이 연패를 당하고 있으니 팬들의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물론 조범현 감독이나 선수들, kt위즈 구단 관계자들의 조바심에 비할 바는 아니겠다.
kt의 연패에도 수원팬들의 연고구단 사랑은 식을 줄 모른다. 경기장은 팬들의 열기로 늘 뜨겁다. 오늘부터는 인천을 연고지로 하는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치른다. SK는 막강한 전력의 팀이다. 전력 차이는 많이 나지만 정규리그 첫 ICT(정보통신기술)더비로 흥미를 끈다. kt로서는 백척간두에 선 기분일 것이다. 7일 경기에서 지면 ‘최다 개막연패’ 불명예의 주인공이 된다. 비록 1승의 벽은 높지만 최선을 다해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