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1 (목)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아침시산책]취급주의질그릇으로의 사람

취급주의질그릇으로의 사람

/정재분

내 안에서

거대한 폭풍이 일어나

나 자신과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삼킬 지경이라면

아들아! 잠시 도망하라

책 속으로 잠입하든지 여행을 떠나든지

영화를 내리 몇 편 보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만용을 부리는 몸을 고달프게 하여

무모에서 벗어나고 자신과 거리를 두어

타인에게 하듯 예의바르게 대하라



생의 비의를

간파했다면 슬플 것이다

해결이 요원한 문제가 있다는 것도

알아두자 넘어도 산,

여전히 한계는 있다

누구에게나 복병이 숨어서 기회를 엿보고

지병을 한둘은 짊어지고 있음이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길이 보일 터,

아픔과 인내로부터 도망하지 마라

그것은, 생명이 선택한 방법이니

- 2009년 시집〈그대를 듣는다〉 종려나무

 

 

 

첫아들이란 첫사랑이라 했던가, 아들에게 사랑을 몽땅 주었다, 어리석은 사랑 때문인지, 사춘기를 맞아 제멋대로 날뛰었다, 어쩔 줄 몰랐다. 순수한 사랑의 보답이 반항이라니, 하루하루 넘어도 산, 그릇이 깨질까봐 전전긍긍, 가슴을 치면서도 끊임없이 사랑해야하는 숙명에 갇혔다. 기도를 했지만 아픔과 인내로부터 도망칠 수 없었다. 폭풍 같은 마음을 다스리는 동안 우리가 함께 성장했다. 질그릇을 깨자 그 속에서 도자기가 나왔다. 너는 몸부림 속에서 너의 길을 찾아냈다. 이제 서로에게 조언을 구하는 친구가 되었다. /신명옥 시인

 







배너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