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걱정 없이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인생의 힘든 역경에서 쉽게 의욕을 상실하고 갈 길을 찾지 못해 방황하고 좌절할 때가 더 많아서다. 특히 병마에 시달리고 생명의 위협을 느낄 땐 더욱 두려움에 떨게 한다. 이럴 경우 많은 사람들이 종교를 찾는다. 그리고 종교를 찾은 사람들의 멘토 역할을 해주는 이들이 성직자다.
구약성서에 성직자는 오직 사제뿐이었다. 신약시대에 와서 사제 이외에 모세의 율법을 연구하는 랍비들을 성직자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초대 교회엔 이러한 성직자 이외에 많은 직분의 사람들이 있었다. 사도 바울은 이들을 선지자, 교사, 사도, 행정관, 치료사 등으로 분류했고 신약성서에 기록으로 남겼다.
현대에 와서 성직자란 일반적으로 종교 교단 내에서 제례의 집행, 신도의 교육, 교단의 운영 등을 지도·담당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가톨릭에서는 전도, 신도의 지도, 의식의 집전을 위하여 특별히 자격이 부여된 주교·사제·부제가 여기에 속한다. 기독교에서는 목사·강도사·전도사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과거 성직자는 세례를 받은 남자에 한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일부 고대 교회에서 성인여성의 세례 및 여성신도를 돌보는 여부제(女副祭)가 존재했으나 11세기에 소멸했다. 그러던 것이 19세기부터 일부 기독교 각 교파별로 부활했다. 미국 성공회에서는 20세기 중반부터 여성직자 제도를 인정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기독교장로회, 기독교감리회 등의 교파에서는 여목사·여장로제를 채택하고 있다.
최근 갤럽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성직자 수가 가톨릭은 줄고 있는 반면 기독교는 늘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기독교의 경우 신도수가 줄고 목회자수는 늘고 있는 추세여서 각 종단 모두가 성직자와 신도 수급 문제로 고민에 빠졌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비종교인들의 종교 호감도마저 67%에서 54%로 떨어져 전반적으로 종교에 무관심해지는 사회 분위기가 높아가고 있으며, 젊은 세대의 탈종교마저 눈에 띄게 늘어 종단의 고민을 깊게 하고 있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 종교계라고 예외가 아닌 모양이다. /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