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평택 고덕신도시에 통 큰 투자를 했다. 지난 7일 평택 고덕 국제화계획지구 산업단지에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단지 기공식’을 가진 삼성전자는 이 부지에 역대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라인 1기를 건설하고 오는 2017년까지 1단계로 총 15조6천억원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단일 반도체 생산라인 투자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평택 반도체단지는 총 부지 면적이 289만㎡(87만5천평, 축구장 약 400개 넓이)로, 현재 국내 최대 반도체 생산 단지인 기흥·화성 단지를 합한 면적(91만평)과 맞먹는 규모다.
이 같은 국내 굴지 대기업의 통 큰 투자에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도 컸다. 국토교통부는 고덕국제신도시 개발계획 및 실시계획 변경 안을 발빠르게 승인해주었다. 삼성전자가 당초 계획을 1년 앞당겨 2017년부터 고덕 산업단지에 최첨단 반도체라인을 가동하기로 한 결정에 따른 조치였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공재광 평택시장 등 지방자치단체도 산업단지 조성에 필요한 고품격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했다. 기공식에는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해 “고덕 국제화지구가 우리 산업생태계의 경쟁력을 선도하는 모범적인 동반성장 사례가 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국내 투자는 2012년 화성에 반도체공장 17라인을 신설한 이후 3년 만이다. 그동안에는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에 주로 투자했던 터라 다른 기업들의 국내 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내수활성화는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평택 반도체단지는 15만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41조원의 경제 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비업체 장비업체 등 협력업체들의 활성화는 산업발전으로 이어져 국가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경제가 어려운 때일수록 돈이 돌지 않는다고 한다. 기업은 기업대로 투자에 인색해진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이번 사례에서 보듯이 대기업들이 과감한 투자로 일자리를 만들어야 가정경제도 풀린다. 경제의 ‘선순환’이 일어나는 법이다. 언제나 경기가 살아날까 걱정만 하다가는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기란 어려운 일이다. 때로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정부와 지자체도 이젠 국내에 과감한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산업입지를 만들어주고, 또 각종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 그리하여 삼성전자에 이어 다른 대기업들도 이에 동참하도록 적극 유도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