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가 2017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개최지로 선정됐다. 이 대회에는 전 세계 160개국 2000여 명의 선수와 임원이 9일간 무주를 방문하며,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200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써 우리나라에서는 2011년 경주대회에 이어 7번째 세계대회를 열게 됐다.
무주대회 유치를 계기로 우리나라가 세계 태권도 종주국의 자리를 지켰지만 보완해야할 많은 과제들을 안고 있다. 태권도가 그동안의 논란을 딛고 일어서 올림픽 종목으로 선정됐지만 태권도가 갖고 있는 무예적 진가는 상대적으로 저평가 되어온 게 사실이다. 태권도는 단조로운 경기방식과 판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치명적 약점을 안고 있었다.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해 각국이 중계를 꺼리기도 했다. 그러나 태권도가 퇴출위기를 딛고 2013년 2월 올림픽 영구종목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태권도인들의 단합된 힘과 ‘중단 없는 개혁’의 결과였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한다.
하지만 올림픽 정식종목이라 해도 태권도의 갈 길은 아직 험난하다. 첫째는 단체가 통합되어야 한다. ITF와 WTF로 갈라진 단체는 무도로서의 본질을 훼손시킬 뿐이다. 12일 첼랴빈스크에서 막을 올린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개회식에 북한 주도로 발전해 온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을 사상 처음 초청하기는 했다. 태권도의 뿌리는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고 태권도가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앞으로 양 단체가 협력해 나가야 한다. 게다가 태권도의 규칙과 수련체계의 개정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번 대회에 세계연맹은 원형이 아닌 팔각경기장과 전자호구 헤드기어를 세계대회 사상 처음으로 사용하는 등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또 태권도에서 아직도 부끄러운 승부조작이 있다는 사실이다. 연이은 사건은 처벌과 재발방지 약속을 무색케 하고 있다. 어느 종목이든 중대 비리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징계하고 승부조작 가담자는 체육계에서 영구 추방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비판 여론을 의식한 단기적인 땜질 처방뿐이다. 올해 세계 유소년 태권도 선수대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리고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도 유치했다. 이번 기회에 그동안 얼룩진 병폐와 비리를 걷어내 태권도 종주국으로서의 자존심과 명예를 지켜야 한다. 그리하여 한글, 아리랑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3대 브랜드로 선정된 태권도가 한국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