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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명태의 부활

간에서 나온 기름으로 등잔을 밝힌다고 해서 이름 지어졌다는 명태(明太). 국민생선이라 불렸던 명태만큼 다양한 이름이 있는 생선도 드물다. 어류학자 정문기 박사가 쓴 ‘어류박물지’에는 무려 19개의 별칭이 나온다. 신선한 생태를 뜻하는 선태(鮮太)를 비롯 말린 건태, 반쯤 말린 코다리, 얼린 동태. 잡히는 시기에 따라 일태 이태 삼태 사태 오태 섣달받이 춘태라 불렀다. 또 크기에 따라 대태 중태 소태 왜태 애기태로 나눴다. 새끼는 노가리다. 북쪽 찬바다에서 온 고기라는 뜻의 북어(北魚)는 껍질이 하얗게 된 백태, 검은 색이 나는 흑태 등으로 구분한다. 북어 중엔 황태를 최고로 친다.

요리 방법도 무궁무진하다. 전은 제사상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고, 국이나 찌개는 술꾼들의 속풀이 단골 메뉴다. 내장은 창난젓, 알은 명란젓, 머리는 귀세미젓으로 담갔다. 구이나 두부장 식해 순대 등도 별미로 꼽힌다. 이처럼 어느 부위 하나 버리지 않고 요리로 만드니 그야말로 서민 생선의 지존이나 다름없다. 심지어 알을 많이 밴다고 해서 혼례식에서까지 대접받았다.

명태는 한때 많이 잡힌다고 해서 산태(山太)라고도 불렸다. 1940년대 우리나라 명태의 전체 어획량은 22만t에 달했다. 그러나 1950년 연간 1만~2만t으로, 2007년엔 35t으로 급감하더니 요즘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사정이 이러하자 해수부가 국내산 명태의 부활을 위해 현상금을 내걸었다. 명태 구하기가 바다에서 바늘 찾기만큼이나 어려워지자 수정란 확보를 위해 살아있는 명태를 잡아온 어민에게 마리당 50만원의 사례금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다. 이와 함께 죽은 명태도 마리당 5만 원 이상의 사례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야말로 눈물겨운 ‘씨마른 명태살리기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것이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해수부의 노력이 이번에 결실을 맺었다고 한다. 최근 새끼 명태를 인공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고 한다. 인공 부화한 새끼 명태 43만여 마리 가운데 7만4천 마리가 살았지만 30㎝ 크기 이상 성어로 건강하게 키우는 일이 남았기 때문이다. 조심조심 명태의 부활을 기대해 본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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