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해 5도가 극심한 갈증에 시달리고 있다. 오로지 장마철만 기다리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서해 5도 가운데 특히 소청도, 소연평도는 2~3일에 겨우 1시간만 제한급수가 이뤄질 정도로 식수난이 심각하다. 인천시가 올해 1월1일부터 지난 5월12일까지 분석한 서해 5도 강우량은 소청도 72.5㎜이고, 백령도 88.9㎜, 대연평도 108㎜ 밖에 안된다. 같은 기간 경남 창원에는 438.8㎜나 비가 내렸고 수도권인 파주는 139.9㎜로 집계됐다. 전체적으로 중부권의 강우량이 적었다고는 하나 소청도의 경우 경남 창원의 20% 밖에 안된다. 이는 평년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현상이 올해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가뭄은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물 부족 현상에 대비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가뜩이나 수자원이 부족한 섬 지역은 더욱 그렇다. 그래서 가장 시급한 것은 바닷물을 담수화해 사용하는 해수담수화시설을 건립하는 일이다. 서해 5도 식수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인천시는 바닷물을 담수화해 사용하는 해수담수화시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는 국비 40억원, 시비 17억원 등 57억원을 들여 물 부족 현상이 특히 심각한 소연평도와 소청도에 해수담수화시설을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해수담수화시설이 건립되면 소연평도에 100t, 소청도에는 150t의 물을 매일 공급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로부터 국비 40억원을 따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시는 단독사업으로 예산을 배정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정부는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지역발전특별회계 예산의 일부를 활용, 해수담수화시설을 건설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서해 5도 종합발전계획을 보면 2018년에 해수담수화시설 사업을 추진하도록 일정이 잡혀 있어 단독사업 국비지원으로 조기에 건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해수담수화시설 건설은 한시라도 미룰 수 없는 긴급한 사업이다. 하지만 현재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완공은 빨라도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는 육지에서 배로 물을 날라다 먹어야 한다. 인간은 물이 없으면 한순간도 살 수 없다. 정상적인 일상도 이뤄지지 않는다. 따라서 정부와 인천시는 다른 사업보다 우선 서해 5도 등 섬지방의 물부족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