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육류 돼지고기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특히 삼겹살은 더하다. 그래서 요즘 이름도 아예 ‘금겹살’로 부른다. 하지만 축산 업계에선 이제 시작이라고 이야기 한다.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6월, 가격이 더욱 가파르게 올라 갈 것이 분명해서 그렇다는 것이다.
1970년대부터 국민 육류의 ‘절대 지존’으로 자리잡은 돼지고기. 전 세계 돼지고기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한다는 중국인 못지않게 우리국민의 돼지고기 사랑은 매우 열정적이다. 그중에서도 삼겹살에 대한 선호는 세계적으로도 유별나다.
예부터 돼지고기가 늘 인기 있었던 것은 아니다. 고려시대엔 특정인만 먹는 고기로 분류돼 기도 했다. 1123년 송나라 사신단의 일원으로 와 한 달가량 개경에 머물며 고려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던 서긍(徐兢)은 그의 책 고려도경(高麗圖經)에서 당시 육식문화를 이렇게 적고 있다. ‘고려는 부처를 좋아하고 살생을 경계하기 때문에 국왕이나 상신(相臣)이 아니면, 양과 돼지고기를 먹지 못한다. 또한 도살을 좋아하지 아니하며, 다만 사신(使臣)이 오면 미리 양과 돼지를 길렀다가 시기에 맞추어 사용했다.’
조선시대에도 인기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1417년 태종실록에는 ‘명나라 황제가 조선인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으니, 조선 사신에게 쇠고기와 양고기를 공급하라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돼지를 많이 기르지도 않았다. 1488년 조선을 방문했던 명나라 사신 동월(董越)이 쓴 조선부(朝鮮賦)에는 조선에서는 집에서 돼지를 기르지 않으며, 목축에는 염소를 볼 수 없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우리나라 에서 돼지고기를 부위별로 먹은 것은 1970년대 후반이다. 삼겹살도 그때부터 유행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애주가들에겐 환상의 안주로, 가족모임이나 회식, 캠핑과 야유회땐 없어서는 안될 먹거리로, 우리에게 많은 낙을 선사하고 있다. 1905년 우리나라에 개량돼지가 들어온 뒤 불과 한 세기 만에 우리문화 속에 대표음식으로 자리잡은 변화다. 이런 삼겹살가격이 2011년 이후 최고라고 한다. 덩달아 업소가격도 오르고 있다. 당분간 서민들의 식탁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아 안타깝다./정준성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