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0 (수)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거울

                                           /최승호



거울을 볼 때마다

점점 젊어지는 사람이 있다면

그게 요귀妖鬼지 사람이랴



거울공장 노동자들은

늘 남의 거울을 만들어놓고

거울 뒤편에서 주물鑄物처럼 늙는다



구리거울을 만들던 어느 먼 시절의 남자를

훤히 비추던 보름달이

곰팡이도

녹도

이끼도 없이

빌딩 모서리 스모그 위로 솟고 있을 때



문득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보다가

껄껄껄 웃을 만큼

낙천적인 해골은 누구인가?



- 최승호 시집 〈아무것도 아니면서 모든 것인 나〉
 

 

 

 

거울 속에는 외면의 세계와 내면의 세계가 공존한다. 따라서 진정한 우리의 실체와 삶의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고자 시인은 거울을 등장시켰는지 모른다. 특히 이 시에서는 거울의 역학적 관계를 하나의 시적 감각과 모티브로 이용한 착상이 독자로 하여금 울림으로 작용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거울의 생성과정에서의 숨겨진 삶의 이야기를 구체화 하여 시로써 이끌어낸 동기 부여가 마음에 와 닿는다. 우리는 거울을 보면서 참나의 모습과 나의 분신을 다시 한 번 반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겸 시인

 







배너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