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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군은 여름을 나는 방법도 특이했다. 뱀을 넣는 대나무 뱀틀을 만들어 그 위에 앉아 대나무의 한기와 뱀의 냉기를 동시에 느꼈다는 기록이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조선시대 대부분 사람들은 죽부인과 삼베옷 등으로 여름을 견뎠다. 지금처럼 에어컨과 선풍기가 없던 시절 바람이 술술 통하는 죽부인과 삼베옷은 부채와 함께 최상의 피서 도구였다. 그중에서도 대나무를 매끈하게 다듬어 얼기설기 엮어 만든 원통형 죽부인은 유독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얼마나 대접을 귀히 받았는지 장례식 때 같이 묻을 정도였다고 한다. 이밖에 여름을 나는 방법으로는 흐르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탁족이나, 뜨거운 모래 속에 온 몸을 묻는 모래찜질도 있다.

여름을 나는 데는 보양식 또한 빼놓을 수가 없다. 보신탕으로 불린 개장국은 서민들의 으뜸 음식이었고 양반들은 민어탕을 최고로 쳤다. 또한 붉은 팥과 찹쌀로 만든 복죽과 인삼을 넣은 계삼탕, 닭칼국수 장어탕도 삼복메뉴였다. 잉어를 넣은 용봉탕, 산 미꾸라지와 두부로 만든 도랑탕은 부잣집에서 먹었다. 찬 음식도 여럿 있다. 시원한 동치미 육수에 메밀면을 말고 잘게 찢은 닭고기를 담아내는 초계탕을 비롯, 참깨 껍질을 벗기고 곱게 갈아 체에 거른 국물에 영계백숙 국을 섞어 차게 먹는 임자탕 등이 그것이다.

복날 대표 메뉴 보신탕은 예전부터 동서양이 다 즐겼다. 로마 사람들은 복날을 개의 날(dog’s day)이라 해서 이날 개를 잡아 제사지내며 별을 달랬다고 한다. 가장 밝은 별인 큰개자리의 시리우스가 삼복 기간에 해와 함께 뜨고 지는 걸 보고 열기가 겹쳐 더욱 덥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8월 며느리 친정 나들이에 술병과 함께 보낼 정도로 귀하게 쳤다. 복(伏)이 사람 인(人)변에 개 견(犬)자인 것도 이런 연유라고 한다.

오늘(23일)은 한여름 더위의 상징이라는 중복이자 대서(大暑)가 겹치는 날이다. 불볕더위, 찜통더위가 본격 시작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선조들은 삼복(三伏)으로 나누어 소서와 대서라 부른 것은 무더위에 대한 경각심을 깨우쳐주기 위함이라 여기고 지치지 않게 대비했다고 한다. 탈나기 쉬운 여름철, 우리가 배워야할 선조들의 지혜가 아닌가 싶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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