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법에 갇힌 여성을 다중적 자아 속에서 해체시키고 싶다."
국내 여성 시인들의 시에서 여성의 새로운 전형을 찾고자한 비평서 「페넬로페의 옷감 짜기-우리 시대의 여성 시인」(책세상 刊)이 나왔다.
문학평론가 김용희(41)씨가 펴낸 이 책은 허수경, 김혜순, 김선우, 김명리, 나희덕, 천양희 등 국내 여성 시인 13명의 시세계를 심층분석했다.
김씨의 글에서 허수경은 '주모(酒母)'라는 상징적 유형으로 분류된다. 김씨는 "주모는 세상에서 상처받은 모든 것을 위무해준다"면서 "여성은 몸속 소우주 안의 리듬으로 글을 쓴다. 모성성의 리듬이 시의 운과 율이며, 그것이 세상을 정화하는 것이 아닐까"라고 허수경의 시가 보이는 리듬의 원형을 들춰보인다.
김혜순의 시가 보이는 여성의 상징적 유형은 '마녀'다. 김씨는 "김혜순은 언어를 파괴하여 신체를 파괴하고 신체를 파괴하여 언어를 파괴한다"면서 "남성 전유물로서의 언어를 비틀어 야유하는 김혜순의 '몸으로 글쓰기'는 결국 신체를 비틀어 해체하는 것에 맞닿아 있다"고 분석했다.
저자는 "김선우의 시는 몸에 내장된 여성 기억을 찾아가는 여성 계보학"이라고 규정하는가 하면, "나희덕의 시는 다락방에서 기도하는 수녀의 모습처럼, 어두운 숲에서 어떤 명명할 수 없는 절대적 말소리를 듣는 것처럼, 세계를 향하여 스스로 마음을 열고 있다"고 평했다.
저자는 여성시 속에 내재한 다중적 자아를 불러내 시인들을 거침없이 유형화하고 있다.
시인에 대한 이같은 유형화와 단순화는 다소 무리일 수 있고 이견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이 책에서 허수경과 김선우를 '모성적 여성', 김혜순과 조말선을 '사디즘적 여성', 나희덕과 이진명과 천양희를 '구도자적 여성', 강신애와 이경림을 '창녀적 여성', 김명리와 조용미와 이수명을 '몽상적 여성', 이선영을 '아마존적 여성'으로 분류해 놓았다.
저자는 "오랫동안 여성에 대한 남성의 시각은 이분법적 분류를 맴돌고 있었다. 위대한 어머니와 위대한 창녀, 천사와 악녀, 조강지처와 애첩 등 여성은 남성의 언어로 불렸다"면서 "이 글은 여성 글쓰기의 전통을 공유하면서 여성 계보학의 유형을 새롭게 세워나가는 작업이자 여성시의 '위대한 파편'을 찾는 작업이다. 여성 전형을 찾아가는, 일종의 여성 족보 사가의 첫 작업이다"고 스스로 의미를 부여했다. 204쪽. 6천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