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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책임과 회피

 

서천 국립생태원에서 있었던 일이다. 환경부 산하에 있는 기관으로 생태체험을 할 수 있는 아주 귀한 프로그램으로 알차게 잘 구성되어 있다. 매우 긍정적이었다. 직원들도 비교적 친절하고 환경 또한 깨끗했다. 생태교육 학습장으로 손색이 없었다.

국립생태원 누리집에 있는 내용이다.

국립생태원은 생태에 관한 연구·조사와 대국민 생태교육 및 살아있는 전시 업무를 수행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최고의 생태서비스를 제공하고 고객만족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행동하겠습니다. 하나. 우리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객의 안전과 편의를 위하여 노력하겠습니다. 하나. 우리는 고객의 올바른 환경 의식을 함양하고 우리 생태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하여 유용하고 지속적인 정보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나. 우리는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최대한 공개하여 투명한 경영을 실천하겠습니다. 하나. 우리는 고객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으며 고객의 비밀을 보호하겠습니다. 하나. 우리는 고객의 의견을 늘 소중히 받들고 고객에게 잘못 제공한 서비스는 즉시 시정하겠습니다.

그런데 아쉬운 점이랄까? 옥에 티처럼 작은 견해로 충돌이 있었다. 입구에서 학습장까지는 종적으로 동선(動線)이 긴 편이었다. 걸어서 관람을 끝내고 나면 피곤한 두 다리를 편히 할 겸 전기차를 이용하게 되어있다. 당일도 그 전기차운전자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전기차운전자는 정차하여 손님들을 전기차에 승차하게 한 다음 안전 고리를 고정하는 일을 수행하고 있었다. 헌데 별안간 1미터 가량 차가 직진하다가 급브레이크로 정지되었다. 조수석에 탄 우리의 일행 중 나이 지긋한 분이 스톱시킨 것이다. 그 차가 움직인 것은 엑세레이터가 발에 닿았기 때문이었다. 그 운전자는 매우 놀라며, 우리 일행의 그분을 나무라고 있었다. 뒤에 탄 관람객 중 할머니가 급브레이크 상황에 몸이 앞으로 쏠려 가슴을 안전 바에 부딪쳐 통증을 표현했다. 그러자 그 직원 기사는 조수석에 앉은 그 분을 질책하는 것이었다. 미안하다고 반응을 보였는데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사실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니라 몸을 돌리는 사이 왼발이 엑세레이터에 닿아 움직였던 것이다. 미안해하는 그 분에게 다짐조로 할머니를 책임지라며 전화번호를 알려주라고 성화를 하였다.

나는 그 전기차기사의 처사가 부당함을 지적하였다. 기사가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수칙을 지켜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운전석을 이석하여 안전 고리를 연결시키고 있었다. 그런데 전기차가 움직였다. 그렇다면 운전키를 그대로 켜둔 상태라는 의미이다. 아마도 전기차 운전수칙에 승차한 승객을 위한 안전 고리를 연결할 경우엔 운전자 이외의 다른 사람이 고리를 연결한다든지 아니면 운전자가 직접 하려면 안전키를 뽑아 ‘오프’에 놓아야 하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그 점을 나는 항의하였다. 운전자 과실이 1차적인데, 왜 관람객들에게 책임을 지라고 하는 지 따졌다.

이후에 그 문제는 해결되었다. 그 전기차운전자도 나이가 지긋한 분이었다. 분명 그 상황에서는 자신의 책임이 분명한데도 회피하고 있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책임이 있는 자리에서는 회피해서는 안 된다. 세월호 선장의 책임회피 장면을 우리는 이미 보아왔지 않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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