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18 (금)

  • 흐림동두천 23.0℃
  • 흐림강릉 20.8℃
  • 서울 27.9℃
  • 구름많음대전 28.0℃
  • 흐림대구 27.6℃
  • 구름많음울산 25.5℃
  • 구름조금광주 28.6℃
  • 구름조금부산 28.2℃
  • 구름조금고창 28.4℃
  • 구름많음제주 29.8℃
  • 흐림강화 26.6℃
  • 구름많음보은 23.2℃
  • 구름많음금산 27.2℃
  • 구름많음강진군 29.6℃
  • 구름많음경주시 26.8℃
  • 맑음거제 28.6℃
기상청 제공

키위새

/정용화

내 안에

날지 못하는 새가 둥지를 틀고 있다

맹수에게 쫓기는 일이 없어

날개가 퇴화해버린 새

아직 자리 잡지 못한 봄이라고

바람이 끌어내린 태양은

강물 위에서 반짝거린다

계절이 몸 바꾸어 만든 강물 위로

작은 돌멩이 하나 집어 물수제비 뜬다

하루가 나를 읽고 지나갈 때

꽃으로 울고 바람으로 노래하는 동안

세 번의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돌

이 봄에도 돌도 새가 되어 강물 위를

날아가고 싶은가 보다 하지만

날개가 없어 고요 속으로 추락하는 모습이

내 안에 살고 있는 새를 닮아 있다

날개가 없어 날지 못하는 새

사람들은 키위새라 부르지만 내 안에

둥지를 틀고 저 너머로 날아가지 못하는

저 새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싶다

- 정용화 시집 ‘바깥에 갇히다’

 

 

 

비상을 향한 갈망은 자유로움에 대한 욕구이자 무엇인가를 내 안 가득 채우고 싶은 욕망이다. 우리는 누구나 날고 싶다. 날개를 활짝 펴고 저 높은 창공을 훨훨 날고 싶다. 키위새는 날개가 퇴화하여 날지 못한다. 그 이유는 맹수에게 쫓기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즉 타인에게 자극받을 일 없는 생활은 결국 나를 퇴보하게 한다. 태양 빛은 멀고, 고요 속으로 추락한 나는 ‘계절이 몸 바꾸어 만든 강물 위로 물수제비나 뜨고,’ 종지에는 ‘돌도 새가 되어 강물 위를 날아가고 싶은가보다.’ 라는 생각에까지 이르게 한다. 하여 우리는 경쟁하며 살아야 한다. 남을 인정하며 나와 다름을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서로 도우며 앞으로 나가야 한다. 그러한 선의의 경쟁만이 진정으로 나를 성숙시키고 마침내 날개를 펴고 날아오르게 하는 것이다.

/서정임 시인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