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 뗏목’을 타고 시화호를 횡단하겠다는 젊은이들의 다소 황당한 도전 정신이 관계기관의 협조로 성공했다.
충북대학교 도시공학과 4학년 인치광(25)씨와 한양대학교 건축학과 4학년 유솔(25)씨는 20일 안산시 단원구 호수동 시화호 수변공원에서 대부도 방아머리 구 선착장까지 20㎞ 구간을 페트병 뗏목을 타고 건넜다.
이들은 한때 환경오염의 대명사로 불리던 시화호가 생태계 보고로 다시 태어났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도전에 나서기로 하고 지난 6월 안산시에 도움을 요청했다.
시는 이들의 도전 정신을 높이 사 한국수자원공사 등과 협조해 안전하게 시화호를 횡단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들은 시와 시민들의 협조로 모은 페트병 230여개를 묶어 카누 모양의 뗏목을 만들고 ‘치유호’로 명명했다.
‘치유호’는 인치광씨와 유솔씨의 이름을 딴 것이지만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치유하자는 의미도 담고 있다.
이번 횡단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되살아난 시화호와 환경을 생각해 만든 페트병 뗏목을 타고 오로지 노 젓기로만 20㎞에 달하는 거리를 약 6시간에 걸쳐 성공한 과정이 마치 20대 사회 초년생이 사회에 나오는 과정을 함축해 놓은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시화호 횡단에 성공한 안치광·유솔 학생은 “시화호 하면 환경오염을 먼저 떠올리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재평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친구와 함께 페트병 뗏목 횡단에 나섰다”며 “이번 횡단을 통해 철새들의 낙원이 된 시화호의 변모된 모습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시화호 횡단에는 해병대 안산시 전우회 구조대와 자원봉사에 나선 인명구조요원 2명 등이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끝까지 함께 했다.
시화호는 1994년 11.2㎞의 시화방조제가 완공되면서 조성된 인공호수로, 한때 환경오염의 대명사로 불렸으나 지속적인 수질개선 노력으로 해마다 수십만 마리의 철새가 찾아오고 고라니, 삵 등이 서식하는 생태계 보고로 탈바꿈했다.
환경부는 대부도와 시화호 주변 대송습지를 생태관광지역으로 지정했으며 시는 환경이 되살아난 시화호 일대에 대한 국제 람사르습지 등록을 추진 중이다.
/안산=김준호기자 jh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