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칫 미궁에 빠질뻔한 ‘박춘풍 사건’을 해결한 백전노장의 수사전문가가 전국민적 관심을 모은 ‘워터파크 몰카’를 촬영한 20대 여성을 또다시 검거했다.
용인동부경찰서 전담 수사팀(팀장 김경수 수사과장(경정))은 몰카 동영상을 촬영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로 최모(28·여)씨를 전남 곡성에서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최씨는 지난해 여름쯤 수도권과 강원도 소재 워터파크 3곳과 야외수영장 1곳 등 4곳에서 여자 샤워장 내부를 촬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인터넷에 떠돌던 9분 41초짜리 동영상에서 잠시 거울에 비친 여성이 최씨인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수 용인동부서 수사과장은 “영상이 촬영된 장소 4곳의 모든 결제내역과 통화내역을 분석해 최씨가 현장에 있었던 사실을 모두 확인하고 용의자로 특정해 추적해 왔다”며 “조사 과정에서 촬영 사실을 시인했지만, 어떻게 유포됐는지는 모른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채팅으로 알게 된 신원미상의 남성으로부터 돈을 받기로 하고 영상을 찍어 넘겨줬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최씨에게 범행을 제안한 남성과 유포자에 대해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25일 최씨 신원을 특정, 전남 곡성 최씨 아버지의 집 근처에서 오후 6시부터 잠복했다.
서울에 거주하다가 몰카 사건 이후 고향에 내려와 지내온 최씨는 우연찮게 이날 오후 9시쯤 “아버지에게 폭행당했다”며 112신고를 해 피해자 신분으로 인근 파출소에 가서 피해 진술을 하고 나오다가, 오후 9시 25분쯤 용인동부서 수사팀에 긴급체포됐다.
친척들의 얘기를 듣고 영상에 찍힌 여성이 자신의 딸인 사실을 알게된 최씨 아버지는 파출소에서 가정폭력 사건 피의자 조사과정에서 딸이 몰카 촬영자란 사실을 경찰에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최씨를 상대로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이달 중순쯤 해외에 서버를 둔 한 성인사이트를 통해 국내 워터파크 여자 샤워실 몰카 동영상이 유포되자, 용인 에버랜드 측은 지난 17일 유포자와 촬영자를 처벌해달라며 경찰에 신고했다.
인터넷에 유포된 동영상에는 여러 장소에서 찍힌 동영상을 짜깁기한 것까지 다양한 버전이 있지만 경찰이 파악한 원본동영상은 모두 4개로 185분 분량이다.
용인동부서는 지난 20일 김경수 수사과장(경정)을 팀장으로, 사이버수사팀 6명과 여성청소년수사팀 6명, 경기청 사이버수사대 소속 수사관 8명 등 21명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려 수사를 진행해 왔다./최영재기자 cy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