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가 시민들에게 써야 될 예산 4천억 원 가량을 은행에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시의회에서 제기됐다.
이는 치적을 쌓기 위해 숨겨둔 예산으로 이런 잘못된 예산운영에 대해 모른척 넘어가는 동료의원들도 문제가 있다는 자조섞인 비판의 목소리도 쏟아졌다.
화성시의회 오문섭 의원(새누리당)은 9일 제 146회 3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시의 방만한 예산운영의 실태를 고발했다.
오 의원은 “시는 매년 총예산의 10% 가량의 예산을 반복적으로 이월하면서 주민을 위해 써야 할 예산 1천 500억 원이 은행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면서 잘못된 예산 행태를 꼬집었다.
이월금액은 2010년 이후로 연평균 8% 증가해 왔는데도 불구하고 시는 순세계잉여금도 수천억 원 늘려왔다고 오 의원은 주장했다.
순세계잉여금은 거둬들인 세금의 총액(총 세입예산)에서 지출된 세금의 총액(총 세출예산)을 뺀 나머지 예산을 말한다.
오 의원은 지난 2010년 111억 원 규모의 순세계잉여금을 올해엔 2천300%가 늘어난 2천714억 원으로 늘려 이월금 1천535억 원을 합쳐 4천250억 원의 예산이 주민사업에 사용되지 않고 현재 수면상태라면서 “이는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오 의원은 이는 전국 어느 지자체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잘못된 예산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시가 이렇게 남긴 돈으로 치적 사업에 선심 쓰듯이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면서 “이런 잘못된 예산 운영을 알면서도 모른 척 하고 넘어가는 동료의원들도 문제가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오 의원은 또 “지난 예산안 때 삭감했던 예산들이 다시 예산심의에 상정하는 등 의회를 무시하는 처사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이는 의도적으로 의회를 무력화하려 한다”고 집행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오 의원은 그러면서 “방만한 예산운영으로 지방의회의 예산심의권을 짓밟고 4천억 원이 넘는 예산이 마치 자기 돈 인양 생색내는 집행부에게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화성=최순철기자 so5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