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에 가면 볼거리와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기본이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또 있다. 관광지의 기념품이 그것이다. 국내나 해외 관광객 모두 관광지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서나 가족, 친지들을 위해 뭔가 살 만한 것이 없을까 고민하기 때문이다. 관광 기념품의 기본은 색다름에 있다. ‘다른 곳에서는 없을 것’이라는 차별화가 필요한 것이다. 우리나라 관광지에서는 파는 물건도 그다지 특별함이 없다. 어디를 가든지 효자손이나 지도, 관광지의 사진 등이 인쇄된 손수건 등 거의 비슷한 물건들이다. 게다가 중국산이나 베트남산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내년 수원화성방문의 해를 맞는 수원도 마찬가지다. 국내·외 관광객들이 대부분 거쳐가는 화성행궁 인근의 수원시 관광기념품 지정점은 물론 시내 곳곳의 기념품 판매점에는 중국산 제품들이 버젓이 팔리고 있다. 일부 품목은 원산지 표시도 없다.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 홍보 스티커만 부착해 놓았을 뿐이다. 매장을 임대해준 수원문화재단이나 수원시는 국내산 상품을 판매하지 않는다거나, 중국산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 대해 지도·점검할 권한이 없다며 손을 놓고 있다.
서울시도 수년 전 인사동 문화지구 내에서 외국산 제품의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의 ‘서울시 문화지구 관리 및 육성에 관한 조례(문화지구 조례)’ 개정을 추진했다가 중국과의 통상마찰을 우려하는 기재부와 외교부의 반대의견에 부딛쳐 실패한 적이 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해서 질 낮은 외국산 관광기념품이 판을 쳐 관광도시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도록 내버려둔다면 이 또한 잘하는 일은 아니다. 수원을 대표하는 전통공예품이나 수원화성의 특색을 살린 관광기념품 개발도 병행해야 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 수원에 공예품 수준의 관광기념품이 나와야만 관광산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이룰 수 있다.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을 비롯한 중국 관광객의 소득수준은 높아졌다. 그럴수록 관광객들의 취향도 다양해지고 고급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에 맞춰 다양한 살 거리를 제공한다면 금상첨화다. 관광기념품의 개발은 관광경쟁력의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간 임대료를 받기만 할 뿐, 뭘 팔든지 나는 모른다. 중국산을 팔든, 베트남산을 팔든 지도 감독할 권한이 없다.’ 2016년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주관하는 수원시와 수원문화재단 관계자의 말이다. 이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마당에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수원의 관광 경쟁력이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