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것이 여럿 있지만 한복만큼 외국인들을 매료 시키는 것은 없다. 특히 선과 색이 아름다운 여성 한복은 그 자체가 문화 상품이자 우리 민족의 정체성으로 평가 받고 있다. 따라서 국가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인증 마크로도 사용된다. 지난 9월2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우리 문화에 대한 일관성 있는 브랜드 마케팅을 위해 마련한 새 인증 마크에 한복의 옷고름과 태극 문양을 도입한 게 그것이다.
한복을 세계에 알리는데 박근혜대통령 만큼 기여한 사람도 드물다. 취임초기 국가원수로서 외국 순방시 품격과 기품을 섬세하게 고려한 명품 한복을 입고 문화외교를 펼쳐 한국미에 대한 무한한 자부심을 심어 주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취임식은 물론 국내외 각종 행사에도 ‘한복의 화려한 외출’을 연출, 한복의 단아함과 기품을 알려 호평을 받기도 해서다. 모두가 한복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여성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며 어머니 육영수 여사의 영향을 받은 박대통령의 한복사랑이 더해진 결과다.
한국미(美)를 대변하는 한복은 고조선시대로 부터 1600년 이상 입어와 전통복장으로는 세계에서 역사가 가장 길다. 상체의 옷인 저고리, 하체의 못인 바지와 치마가 그때부터 기본적으로 착용한 것이어서 그렇다. 이러한 한복의 기본형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큰 변화가 없다. 특히 치마는 여자 전용의 하의로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문헌에 치마로 표현한 첫 기록은 정조의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한중록(閑中錄)에 등장한다.
하지만 한복이 전통 복장이면서 날이 갈수록 일상에서 멀어진 것 또한 사실이다. 예복과 결혼식 때나 겨우 입을까 애 어른 할 것 없이 설과 추석에도 거의 입지 않는다. 1996년 문화체육부가 매월 첫째 토요일을 '한복입는 날'로 정하고 있지만 유명무실이다. 입기 불편하고 거추장스럽다는 게 이유다.
이런 가운데 수원시의회가 한국미에 대한 무한한 자부심이 배어있는 한복예우 조례를 제정, 오는 8일 공포를 앞두고 있다고 해서 화제다. 한복을 입고 화성을 방문하면 관람료를 받지 않는 다는 게 주 내용인데. 우리 민족의 전통문화 자산인 한복의 가치와 중요성 제고에 기여했으면 좋겠다.
/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