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7 (일)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조재정의 세상 이야기]노동분야 국가경쟁력 평가 믿을만한가

 

지난달 말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WEF)은 금년도 국가경쟁력 종합평가에서 우리나라가 지난해와 동일한 26위를 기록한 것으로 발표했다. WEF는 스위스에 있는 국제기관으로 1979년 이후 매년 국가경쟁력을 평가하여 발표하고 있는데 금년도 평가는 3대 분야, 12개 부문, 114개 항목(통계 34, 설문 80개 항목)에 대해 평가를 하였다.

이러한 평가 중 노동시장의 효율성 부문은 140개국 중 83위로 지난해 86위보다 3단계 상승하였으나 여전히 낮게 평가되고 있다. 특히 순위가 낮은 항목은 노사협력(132위), 정리해고비용(117위), 고용 및 해고관행(115위) 등이다

그러나 그간의 평가방식이나 평가결과 등을 살펴보면 과연 이러한 평가가 신뢰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금융 분야의 국가경쟁력이 87위라는 낮은 순위를 받은 것에 대해 금융위원회는 우리나라가 81위의 우간다보다 낮은 평가를 받을 이유가 없고 WEF가 경영자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보다 객관적 지표를 가지고 평가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

노동시장 부문의 평가방식을 보면 노사협력, 해고비용 등 10개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중 8개 항목은 설문조사로, 2개 항목은 통계조사로 평가되고 있다. 그리고 설문조사는 KAIST 동문, 최고위과정 등록자 등 100명의 응답내용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또한 설문조사의 내용도 모호하고 추상적인 내용으로 거의 만족도 조사에 가까워 객관적 평가라 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평가방식의 문제는 평가결과에도 영향을 미쳐 매년 들쑥날쑥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세부 평가지표 중 노사협력의 경우 2006년 114위, 2007년 55위, 2011년 140위, 2013년부터 2015년까지는 모두 132위로 평가되었는데 노사협력의 객관적 지표인 노사분규발생건수와 분규손실일수를 보면 2006년 138건에 1,201천일, 2007년 115건에 536천일, 2011년 65건에 429천일, 2013년 72건에 638천일, 2014년 111건에 651천일로 나타나 상관관계가 매우 낮다. 또한 최근 들어 노사관계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변화되는 추세에 있음에도 평가에는 이러한 사실이 거의 반영되어 있지 않다.

이에 반해 경쟁력을 평가함에 있어서 객관적 지표를 사용하고 있는 정리해고비용 항목의 경우 가장 낮은 순위가 2007년에 107위, 가장 높은 순위가 2014년에 120위로 비교적 편차가 크지 않다는 점은 설문조사를 통한 주관적 평가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을 반증해주고 있다.

아울러 WEF와 마찬가지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도 매년 국가경쟁력을 발표하고 있다. 여기에도 경영진에 대한 설문조사로 평가가 이루어지는데 노사협력의 정도에 대해서는 2010년부터 금년까지 58∼60개국 중 53∼57위로 나타났고, 노동규제가 경영활동을 저해하는 정도의 경우에는 25∼47위로 나타났다.

이러한 내용을 종합해보면 일부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주관적 설문조사 방법으로는 국가경쟁력을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다만, 우리나라 경영자들이 노사관계에 대한 걱정이 많고, 정부나 정치권에 대해 노동시장 유연성과 기업 규제 완화를 위해 보다 더 노력해주기를 바라는 여망이 표출된 것으로 보여 진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결과를 놓고 그간 정부나 정치권이 경쟁력 순위가 등락할 때마다 아전인수로 해석하여 자신들의 성과로 자화자찬하거나 정부의 무능과 실정의 결과라는 비판여론을 형성하는데 활용되어 왔다는 점이다.

그러나 앞으로는 국가경쟁력 평가가 가진 한계를 인식하면서 평가 결과를 보다 냉정하게 바라보고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더 이상 국가 경쟁력 순위에 집착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우리나라의 경제적 자유도를 높이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

 







배너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