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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를 살아 있는 화석이라 부른다. 종자식물 가운데 가장 먼저 지구상에 출현한 원시식물이기 때문이다. 또 분류학적으로 종이 하나밖에 없다. 고생대 말인 2억5000만년전 지층에서 여러 종의 화석으로 발견되기도 했고 중생대엔 북반구에서 번성했다. 그러다 신생대에 와서 다른 종은 모두 멸종했고 현재의 종 하나만 살아남았다. 나무중 유일하게 일가친척이 전무한 혈혈단신 나무가 된 것이다.

500만년전 화석은 중국에서만 발견되고 있다. 자생지도 중국 양쯔강 하류 천목산 단 한 곳 뿐, 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 그래서 그런지 중국 각지에는 수 천년 된은행나무가 많다. 특히 산둥성 정림사라는 절에는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은행나무가 있는데 수령이 5000년이나 된다. 한국의 서원과 향교에는 거의 은행나무가 심겨져 있다. 공자가 살구나무 아래서 제자를 가르쳤다고 해서 그를 본받기 위함이라고 한다.

은행(銀杏)은 ‘은빛 살구’를 의미하는 한자다. 열매가 살구(杏)를 닮았다고 해서다. 압각수(鴨脚樹)라고도 한다 잎이 오리발과 비슷해서 붙여졌다. 그런가 하면 공손수(公孫樹)란 이름도 있다. 열매가 손자 대에 열린다는 뜻이다. 열매의 껍질을 벗기면 흰색이 드러난다고 해서 백과(白果)라고도 한다.

은행나무는 암수의 구분이 있다. 암나무는 수나무에서 날아온 꽃가루가 있어야만 열매를 맺는다. 따라서 암수 구분은 열매가 열리는지 여부로 감별해 왔다. 하지만 30년 이상 자라야 하기 때문에 어린 묘목의 암수 구별이 어려웠다. 지난 2011년 유전자 분석법이 개발되기 전 까지는 그랬다.

이런 은행잎에는 항균 성분이 많고 열매엔 은행산 이라는 독이 있어 나무에 벌레가 꼬이지 않는다. 가로수로 많이 심어진 이유중 하나다. 또 의약품원료로 쓰이는등 우리에게 적잖은 혜택도 주고 있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 열매에서 나는 악취와 점액질인 빌로볼(bilobol) 성분이 피부 염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요즘 가로변마다 떨어진 은행의 유쾌하지 않은 냄새가 행인들을 괴롭히고 있다. 밟으면 더하다. 시민불편 해소는 관공서의 책임 아닌가?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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