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차 이산가족상봉이 오늘(20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 간 2회로 나눠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이번에는 총 187가족, 650여명의 이산가족이 상봉한다. 이 가운데엔 경기도 24명, 인천시 5명도 포함돼 있다. 본보 19일자 1면에는 이산가족상봉을 앞둔 도내 성남시 분당구 안윤준(86)·정차순(81) 부부가 북에 가져갈 선물을 준비하며 활짝 웃는 모습이 실려 독자들의 마음까지 훈훈하게 했다. 이들은 북측의 가족과 만나 꿈같은 시간을 보낸다. 단체상봉과 환영만찬, 개별상봉, 공동중식, 작별상봉 등 모두 여섯 차례, 총 12시간 동안 헤어졌던 가족과 만남을 갖는다. 비록 기다림에 비해 짧은 만남이고 곧 다시 헤어져 재회를 기약할 수 없는 이별을 하게 되지만 말이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상봉 당사자와 가족들은 물론 통일을 바라는 국민들의 기대도 함께 한다. 사단법인 개성공단기업협회와 개성공단상회협동조합은 상봉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3천400만원 상당의 제품들을 19일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이산가족에게 전달했다. 주지하다시피 개성공단 제품은 남측의 자본과 기술, 북측의 노동력이 합쳐 생산된 것으로서 남북의 이산가족들에게 의미 깊은 선물이다.
또 하나 감동적인 제품을 지원한 기업이 있다. 대원제약의 자회사 딜라이트가 생산하는 1억원 상당의 보청기와 의약품을 23일에 대한적십자사에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자들은 대부분 고령으로서 청력이 쇠약해져 있기 때문에 보청기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다. 헤어져 있던 오랜 세월 회한의 이야기들을 하나라도 놓쳐선 안되는 노인들에게 더없이 필요한 기구인 것이다. 이 업체는 청력검사와 보청기 최적화 조절 작업을 위한 인력 15명도 파견할 계획이라니 박수를 받을 만하다.
지난 9월 말 기준 국내 거주중인 이산가족은 총 6만6천여명이다. 이중 경기·인천지역에 2만4천709명(경기 1만9천231명, 인천 5천478명)이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래도 이 지역이 두고 온 고향과 가깝기 때문일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은 지난 2000년 시작됐다. 지금까지 19차에 걸쳐 모두 3천999명이 상봉했다. 이번에 상봉이 이뤄지면 4천186명이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산가족들은 모두 안타깝고 절절한 사연을 갖고 있다. 그리고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노령이다. 다른 시급한 문제도 많지만 이산가족 상봉을 우선적으로 상설화해야 하는 이유가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