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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슬픈 가족사

갓 태어난 아들에게 부모는 이렇게 말한다. “오! 우리 예쁜 아기~ 늙어 죽을 때까지 엄마 아빠랑 살자.” 30년 후에도 아들에 대한 부모 사랑은 한결같다. 그러나 비극은 대학 졸업 후에도 취직할 생각을 안 하면서부터 시작된다. 부모에게 빌붙어 당연하다는 듯 자기 생활을 즐기는 아들이 점점 웬수 같아지면서 갈등도 증폭된다. 급기야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수시로 데려오는 여자 친구들과 부모의 충돌이 일어나고. 독립하지 않는 자식과 부모간의 갈등을 그린 프랑스 코미디 영화 탕기(Tanguy)의 줄거리다.

지난 2006년 국내에도 개봉됐는데, 그 당시 우리나라에도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20~30대의 젊은이들을 일컫는 ‘캥거루족’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한 시기여서 관심을 끌었다. 프랑스에선 이런 젊은이들을 탕기(tanguy)라고 부른다. 어떻게든 자식을 떼어내려는 부모에게 달라붙어 사는 아들을 다룬 이 영화에서 유래했다. 영국에선 키퍼스(kippers)라 부른다. 부모의 퇴직 연금을 빨아먹고 사는 아이들(kids in parents pockets eroding retirement savings)의 줄임말이다. 캐나다에서는 직장 없이 이리저리 떠돌다 집으로 돌아와 생활한다고 해서 부메랑 키즈(boomerang kids)라고 한다.

독일에서는 집(둥지)에 눌러 앉아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네스트호커(Nesthocker), 일본에서는 기생독신(寄生獨身) 혹은 돈이 급할 때만 임시로 취업할 뿐 정식 직장을 구하지 않는 프리터(freeter) 등으로 부른다. 프리터는 자유(free)와 아르바이트(arbeit)의 합성어다. 이밖에 미국의 트윅스터(twixter), 마마보이를 뜻하는 이탈리아의 맘모네(mammone)도 같은 의미를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부모 연금을 빨아먹고 살거나 등을 친다고 해서 몇 년 전부터 빨대족, 등쳐족으로 부른다. 모두가 독립을 안 하고 부모의 월급과 연금에 의존하는 청·장년층 캥거루족을 가리킨다. 그리고 엊그제 캥거루족 아들을 살해하려한 노부의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다시 사회문제화하고 있다. 취업 빙하기로 인해 빚어지는 가족의 슬픈 이야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안타깝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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