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학 연구는 대상 자료에 대한 엄격한 교감(校勘)으로 객관성이 확보돼야 한다"
안병희 서울대 명예교수는 2월5일부터 7일까지 서강대 다산관에서 열리는 한국언어학회(회장 이익환) 2004년 겨울학술대회에서 이같이 주장한다.
안교수는 미리 배포된 '국어학연구와 교감 문제'를 주제로 한 특강문에서 "대상이 문헌자료일 경우에 교감의 절차가 자료 이용에 필수적"이라며 "논지의 결정적인 전거 자료에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있을 경우 그 논지의 존립이 위태롭게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교감을 "자구의 오자, 탈자 등을 찾아내어 정확한 원전의 모습을 찾는 협의의 교감과 문헌의 서명(書名) 등을 비롯해 편차(編次)와 본문의 내용을 바로잡는 광의의 교감"으로 나눠 정의하고, 교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대표적 사례로 "훈민정음 창제에 세종의 둘째 따님인 정의공주가 협찬했다는 주장"을 들었다.
안교수는 "주장의 전거자료로 인용된 「몽유야담(夢遊野談)」 '창조문자'의 경우 책 자체가 19세기 중반에 편찬된 데다 내용 자체도 '공주가 훈민정음을 창제했다'는 등의 황당한 내용이어서 신뢰하기 힘들다"면서 "이는 자료의 내용에 대한 검증이 철저하지 못해 일어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가원 교수는 '창조문자'의 저자인 이우준이 효령대군의 후손이자 「약파만록」의 저자인 약파 이희령의 증손이어서 집안에 전래하던 왕실 관련 정확한 지식과 가학의 전통을 지녔다"고 주장했지만 "「약파만록」의 훈민정음 창제 기사에 '창조문자'의 내용이 전혀 다뤄지지 않은 점과 이우준의 외가가 정의공주의 후손 집안인 점에서 '창조문자'는 「죽산안씨대동보(竹山安氏大同譜)」의 '공주유사'에서 유래했다고 추정하는 것이 옳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나 공주가 변음토착의 문제를 해결해 훈민정음 창조에 협찬하고 노비 수백명을 상으로 받았다는 「죽산안씨대동보」 '공주유사'는 변음토착의 내용이 문제인데다 상으로 수백 명의 노비를 받았다는 것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 결국 두 전거 자료가 서로 어긋날 뿐 아니라, 정확하지 않은 것이므로 위의 주장은 믿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안교수는 "인용하는 문장에 대하여 미흡한 구석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자신의 직관을 다시 한 번 반성해 본다든지 제삼자의 객관적인 직관으로 행하는 검증을 받는 것도 필요한 일"이라며 "교감은 국어학연구의 기초"라고 강조했다.
'언어학 제이론과 국어학'을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대회에서는 총 6번의 특강과 4차례의 워크숍이 진행되며 30여편의 관련 논문이 발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