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美 8-0완파 원년 대회 우승
최약체 평가팀 이끌고 大業이뤄
조별예선서 日·美에 패배 조3위
8강 오른 뒤 쿠바·日 잡고 결승행
김광현 무실점 호투·김현수 3안타
박병호 130m 대형 3점 홈런도
한국야구가 ‘종가’ 미국을 완파하고 세계랭킹 상위 12개국의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세계랭킹 8위의 한국 야구대표팀은 2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미국(세계랭킹 2위)을 8-0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조별예선에서 3승 2패로 B조 3위를 차지하고 8강에 올랐던 한국은 쿠바, 일본을 차례로 꺾은 뒤 미국마저 제압하고 프리미어12 첫 대회의 우승국이 됐다.
박병호가 석 점짜리 쐐기 홈런을 터트리고 김현수도 5타수 3안타로 3타점을 올리는 등 장단 13안타로 미국 마운드를 두들겨 예상 밖 완승으로 세계 정상에 우뚝 섰다.
선발 등판한 왼손 에이스 김광현은 5이닝 동안 4안타만 내주고 삼진 5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막아 우승과 함께 명예회복에도 성공했다.
김현수는 이번 대회 8경기에서 33타수 11안타(타율 0.333)를 치고 13타점을 올려 팀을 우승으로 이끌고 대회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도 안았다.
외야수 김현수는 지명타자 이대호, 3루수 황재균과 함께 대회 베스트 11에도 뽑혔다.
대표팀은 우승 상금 100만 달러(약 11억6천만원)를 챙겼다.
앞서 같은 장소에서 열린 3~4위 결정전에서는 준결승에서 한국에 3-4로 역전패한 일본이 멕시코에 11-1,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두고 3위를 차지했다.
김인식 감독은 지난 15일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연장 승부끝에 2-3 패배를 안긴 미국을 다시 만나 김광현에게 설욕의 기회를 줬다.
일본과 개막전에서 2⅔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던 김광현은 미국과의 경기에서도 4⅓이닝 4피안타 2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당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한국의 선발 라인업에는 1, 2번 테이블세터인 정근우(2루수)와 이용규(중견수)를 비롯해 중심타선의 김현수(좌익수), 이대호(지명타자), 박병호(1루수)가 변함없이 이름을 올렸다.
이후 타순은 손아섭(우익수), 황재균(3루수), 양의지(포수), 김재호(유격수) 순으로 짰다.
미국 오른손 선발 투수 잭 세고비아는 이번 대회에서 2승을 거뒀다고는 하나 상승세의 한국 타선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회 선두타자 정근우가 중전안타를 치고 나가 2루까지 훔치자 이용규가 우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로 가볍게 선취점을 올렸다.
한국은 3회 첫 타자 이용규가 볼넷을 고른 뒤 김현수가 우중간 펜스를 바로 맞추는 2루타를 쳐 한 점을 보탰다. 김현수의 한 방에 세고비아는 미국 마운드에서 내려가야 했다.
한국 타선은 기회에 비해 득점이 적어 앞서고 있어도 개운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4회 타자일순하며 대거 5득점, 아쉬움을 한 방에 털어냈다.
1사 후 김재호가 좌선상 2루타로 대량 득점의 포문을 열었다. 정근우의 내야안타, 이용규의 몸에맞는 공으로 만루라는 밥상이 차려지자 김현수가 우익수 쪽 2루타로 주자 둘을 불러들였다.
주자를 2,3루에 두고 이대호가 삼진으로 돌아섰지만 그동안 오랜 침묵으로 마음고생 했던 박병호의 한 방이 터졌다.
2사 2,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미국 두 번째 투수인 브룩스 파운더스의 시속 138㎞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쳐 도쿄돔 좌측 관중석 상단에 꽂히는 비거리 130m의 석 점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박병호의 대형 아치에 점수는 7-0으로 벌어졌고 한국의 우승은 더욱 가까워졌다.
한국은 9회에도 2안타와 볼넷을 엮은 2사 만루에서 정근우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더 쌓아 우승을 확정지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