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캐럴의 어원은 중세 프랑스에서 둥글게 원을 그리며 추던 춤 카롤르(carole)라고 한다. 원래는 크리스마스 때만 부르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야외에서 합창하는 종교적인 노래를 통칭하는 것이었다.
캐럴이 예수 탄생의 기쁜 소식을 집집마다 돌며 전하는 캐럴링이 된 것은 13세기 초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가 마구간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면서부터라고 한다. 역사로 보면 약 800년 전이다.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는 캐럴은 500여 곡이라고 하는데 모두 구전으로 이어진 것이어서 놀라움을 주고 있다.
첫 캐럴집이 발간된 1521년 이후에는 전 유럽으로 확산됐고 19세기 들어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노래가 됐다. 가장 오래된 캐럴은 ‘저 들 밖에 한밤중에’, 가장 많이 리메이크 된 캐럴은 빙 크로스비의 ‘화이트 크리스마스’, 캐럴의 대표로 꼽히는 곡은 ‘고요한 밤, 거룩한 밤’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거리에서 이런 성탄 캐럴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세밑 분위기를 한껏 돋우던 캐럴이 사라진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2009년부터 적용되고 있는 저작권법 때문이다. 3천㎡ 이상 백화점 등 대형 매장은 음악사용료와 공연보상금을 내야 하는데 캐럴도 적용되면서 덩달아 소형매장과 영세업자들이 음악 틀기를 포기하는 바람에 거리에서 캐럴 등 음악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올핸 사라졌던 캐럴이 거리에서 부활할지도 모르겠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9일 국민들이 따뜻한 연말을 보낼 수 있도록 저작권료 걱정 없이 매장 또는 거리음악으로 캐럴을 틀 수 있도록 해서다. 따라서 백화점과 쇼핑센터, 대형마트, 특급호텔의 경우는 별도의 추가 저작권료 납부 없이, 또한 치킨집 등 일반 음식점, 중소형 영업장도 저작권료 납부 없이 영업장에서 캐럴을 틀 수 있게 됐다는 것. 캐럴이 돌아올 수 있게 모처럼 저작권법을 탄력 적용한 만큼 이참에 매장 안이 아닌 외부까지 캐럴이 울릴 수 있도록 소음규제도 완화하면 어떨까. 돌아온 캐럴송들이 세밑 거리의 표정을 밝게 해주고 나아가 지친 서민들의 마음을 달래 줄지도 모르는데…. /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