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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반딧불이

 

반딧불이

/권기만



한 무리 반딧불이가 발광한다

몸에 불을 켜고

미소보다 10촉 밝게 빗금 긋는 반딧불이,

10촉 10촉 바위도 짚단도 불을 낸다

자작나무 언덕에 불이 들어오면

억만 송이 고요에도 불이 켜진다

마침내 어둠도 아이 볼살처럼

통통해졌다고 함박눈이 펑펑,



- 시집 ‘발 달린 벌’ / 문학동네·2015

 



 

낯선 나라의 밤풍경 같습니다. 고호의 그림 ‘별이 빛나는 밤’에나 볼 듯한 고요 속 밝음입니다. 별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무리를 이루며 밤하늘을 노랗고 푸르게 요동치게 하는 그림 말입니다. 그리고 귀에 익은 팝송이 환청처럼 들립니다. 돈 맥클린(Don Mclean)이 부르는 ‘빈센트(Vincent)’……. 그만큼 이 시는 아름다움에 젖게 합니다. 그런데 ‘억만 송이 고요’를 건드리는 반딧불이의 불빛은 차갑기 그지없어 보입니다. 요즘 생활이 그래서인가요? 좀체 따뜻함을 전할 수도 전염될 수도 없는 시절입니다. 말할 수 없는 설움이 ‘아이 볼살처럼 통통’해져 있습니다. 그래서 함박눈이라도 ‘펑펑’ 쏟아져 이 세상 새하얗게 뒤덮어 평등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이 시처럼 초현실주의가 꿈꾸게 하는 환상입니다. /이민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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