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주전 유격수 타율 0.297 불구
에러 22개…11회 끝내기 실책도
KBO 에러왕 불명예씻기 다짐
프로야구 SK 와이번스는 지난해 천신만고 끝에 가을 무대를 밟았다.
SK는 치열한 5위 다툼에서 결국 승리하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체면을 지켰다.
가을 야구의 결말은 허무했다. 넥센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연장 11회 말에 나온 유격수 김성현(29)의 끝내기 실책이 SK의 2015시즌 마지막 장면이었다.
김성현은 이런 아픔을 가슴에 묻고 지난 15일 출국해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이다. 명예 회복이 그의 올해 목표다.
김성현은 광주제일고 졸업 후 2006년 SK 유니폼을 입었다.
주로 백업 내야수나 대주자 요원에 머물던 김성현은 2012년 88경기, 2013년 97경기에 출전하며 날개를 폈다.
2015시즌에는 SK 내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됐다. 베테랑 박진만(40)의 그늘에서 벗어나 주전 유격수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144경기 가운데 12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7(397타수 118안타) 8홈런 48타점 49득점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문제는 수비였다.
김성현은 지난해 실책 22개를 저질러 이 부문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김성현(991⅔이닝)은 실책 2위인 김하성(넥센·1209⅓이닝)보다 짧은 이닝을 소화하고도 실책을 1개 더 범했다.
‘국민 유격수’에서 SK 수비코치로 변신한 박진만 코치는 캠프로 출국에 앞서 김성현에 대해 “기술적으로는 충분한 선수인데 심리적인 부분에 문제가 있었다”며 “실책 때문에 2군에도 다녀오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박 코치는 이어 “그라운드에 나갈 땐 자신감이 있어야 못하는 것도 할 수 있는데, 겁이 나니 못 움직이는 것은 당연하다”며 “내가 선수 입장으로 돌아가 심리적인 부분을 많이 얘기해줘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성현 앞에 놓인 2016시즌 변수 중 하나는 새 외국인 선수 헥터 고메즈(28)다. 내야수인 고메즈의 수비 포지션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성현은 악몽과도 같았던 지난해의 수비 부진을 극복하고자 구슬땀을 쏟고 있다.
SK는 다음 달 9일 플로리다 스프링캠프를 마치면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2차 전지훈련(2월 12일∼3월 4일)을 한다.
KBO리그와 국제무대에서 탁월한 수비 수비 능력을 과시하며 ‘국민 유격수’라는 애칭을 얻은 박 코치도 한때 수비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1996년 22개, 2001년 25개의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하지만 박 코치는 실책과 후회, 다시 실책과 반성을 반복하며 수비 실력을 키웠다.
김성현이 박 코치처럼 성장하지 못하리라는 법은 없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