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도발과 로켓(미사일) 발사로 불거진 국제관계가 한중관계의 악화로까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로 오랜 친구관계라고 지칭해온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북의 잇단 도발로 인해 한반도에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 논의가 일자 불편한 사이가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북의 핵도발 등의 저지에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고 또 요청했으나 이에 대한 억지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시진핑 주석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지자 자칫 중국과의 관계마저 악화되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우리 정부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미국의 사드 도입 논의를 공식화하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지난 8일자 사설에서도 “한국의 (사드 배치 관련) 결정은 동북아 안보정세가 더욱 복잡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전략적 단견”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지난달 말에는 한국은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함으로써 중국이 한중 통화스와프를 중단하거나 중국 관광회사에 한국 관광을 줄이도록 압력을 넣을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것이다.
중국은 이전에도 인접 국가와 정치·외교·경제적 분쟁을 겪을 때 거대 수출입 시장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앞세워 보복조치를 한 적이 많았다. 2000년 ‘마늘 파동’ 때도 중국 측이 한국의 주요 수출품인 휴대전화와 폴리에틸렌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보복조치를 단행했다. 당시 우리 정부는 농가 보호를 위해 중국산 냉동 및 초산 마늘에 적용하는 관세율을 인상하려 했지만, 중국 측의 보복으로 철회해야 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이같은 우려에 대해 경제 논리를 앞세우며 낙관론을 폈지만 안심할 일은 아니다.
만일 최근의 국제정세로 인해 한·중 경제관계가 악화되면 우리나라의 타격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중국이나 우리나라 모두 어려운 경제 현실에서 두 나라의 경제의존도는 높기에 더욱 그렇다. 지난 4분기 한국의 대중국 무역액은 756억달러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올해부터는 자유무역협정(FTA) 발표로 교역량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이처럼 대중 무역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경제 관계가 나빠지면 우리가 입을 경제의 타격은 막대하다. 사드 배치 문제가 경제·통상 분야의 문제로 비화하지 않도록 다각적인 외교적 노력이 절실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