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의 지원을 등에 업은 김일성 중심 북한공산주의자들은 1946년 2월8일에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를 수립한데 이어 같은 해 8월28일에는 북조선노동당을 창당했으며 그 해 11월3일에는 최초의 보통선거를 실시했다.
또 이듬해 2월22일에는 북조선인민회의와 북조선인민위원회의 닻을 올렸다. 국가건설 움직임은 1948년 2월8일 조선인민군 창설을 거쳐 그 해 9월9일, 중양절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해방 직후 한국전쟁 이전까지 이 시기는 북한정권의 창세기이면서 동시에 현재의 북한정권, 그 근간이 대부분 구축되었다고 할 수 있다.
역사학자인 국사편찬위원회 김광운(金光雲.45) 박사가 이 시기를 주목해 중점 연구대상으로 삼은 까닭은 이 무렵에 당(黨)ㆍ정(政)ㆍ군(軍)에 걸쳐 북한권력구조의 원형이 갖춰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성균관대 사학과 박사학위 논문을 대폭 수정 증보한 단행본 「북한정치사연구Ⅰ」은 더 나아가 이 시기에 김일성 지도체제까지 대체로 틀을 갖췄다고 본다.
이런 견해는 김일성이 권력을 완전 독점하고 '수령체제'에 본격 돌입한 것은 1960년대 중후반 이후, 특히 1970년 11월에 개최된 조선노동당 제5차 전당대회에서 비롯됐다는 학계 일반적인 견해와는 사뭇 다르다.
200자 원고지 5천 장 분량에 달하는 이 책에서 저자는 1945-50년에 북한 권력 구조가 "언제, 누구에 의해,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각각의 연관은 어떠했고, 왜 그렇게 기능하였"으며 간부는 어떻게 충원되었는지를 해명하고자 했다고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김일성이 전통적으로 정치와는 절연된 생활을 강요당하던 대중을 정치세력화함으로써 그들의 자발성을 이끌어내고자 했던 흔적을 주목한다.
저자 자신은 이런 표현을 쓰지 않았으나 그가 말하는 김일성의 이런 움직임들은 전형적인 '대중의 국민화(인민화)', 혹은 '국민국가(nation-state)' 전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현대의 거의 모든 정치권력은 '대중'을 '국민'으로 바꾸고, 그런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이데올로기(혹은 환상)를 주입한 다음, 국민의 합의라는 형식(투표가 대표적)을 빌려 독재를 강화해 나가는데,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김일성은 그 전형에 속하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간부충원과 관련해서는 김일성이 주축을 이룬 200명에 달하는 '항일유격대집단'을 주목하는 한편 같은 맥락에서 이들이 박헌영 등의 다른 계열과 벌인 권력투쟁도 주의깊게 살피고 있다.
한편 저자는 이 책 부록에서 4차례 방북을 통해 확인한 대성산혁명열사릉과 신미리 애국열사릉에 안장된 인물 명단 전체를 학계 최초로 소개하고 있다. 선인 刊. 976쪽. 4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