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들은 각자 백남준의 작업을 연구해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담론을 생성하고 그 담론을 증명할 동시대 미디어 아티스트를 선정, 이들의 작업들을 담론의 원류였던 백남준의 작업과 링크시켜 병합해 선보인다.
이는 1988년 서울 올림픽에 맞춰 중국, 러시아를 포함한 동서양의 많은 국가들이 참여해 각기 다른 장르와 상하 문화 위계 간의 경계를 해체시킨 백남준의 위성 프로젝트 ‘손에 손잡고(Wrap around the World)’처럼 물리적 공간의 융합에서 나아가 과거, 현재, 미래라는 시간의 간극까지도 해체, 연결코자 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전시는 1, 2층 전시실에서 진행된다.
1층에는 기획자들이 선정한 백남준의 작품 17점을 ‘다중시간-파트1’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1월 29일부터 오는 6월 19일까지 선보이며, 2층(파트2)은 기획자들이 선정한 작가들이 백남준의 작품을 재해석하거나 오마주한 작품 16점이 전시된다.
또 5월에는 세계적인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와 백남준과 협업했던 작가이자 테크니션인 폴 게린이 백남준 타계 10주기를 추모해 백남준의 ‘올 스타 비디오(All Star Video)’의 현대 버전 ‘포스트 백: 피아노 조각, 2016’이 공개된다.
이사벨라 페른케스와 라파엘라 보겔 작가를 선정한 기획자 그레고르 얀센 독일 콘스트할레 뒤셀도르프 관장은 지난 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과거에 비해 스마트폰을 통해 미디어 아트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현 세대에는 신세대 작가들이 참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이들은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소통하고 호환하는 세계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획자 서진석 백남준아트센터 관장은 “자연과 기계, 인간 간의 에너지 교감과 합일을 통해 조화론적 세계관의 예술의 제시한 백남준의 ‘바이오 아트’에 주목했다”며 “백정기 작가의 작품 ‘레드하우스’는 바이오 아트라는 장르의 형식과 자연과 인공 에너지의 변환, 순환, 합일이라는 주제를 잘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백남준아트센터 관계자는 “20세기의 백남준과 21세기 동시대 예술인들이 시공간을 넘어 서로 하나가 된 이번 전시는 백남준의 작업세계를 재조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의 작업세계가 지닌 무한한 확장성에 주목하고 이를 입증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이번 전시가 앞으로 백남준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며 새로운 담론들이 생성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