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가 형식을 통해 재단을 잠시 떠나기로 했던 조창희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이를 15일 연차로 대신하면서 경기문화재단 노조와의 갈등이 더욱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일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 노조 등에 따르면 조창희 재단 대표는 지난 달 1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경기도 정기감사가 끝난 후 같은 달 29일쯤 병가를 낼 예정이라고 공식 밝혔지만, 방법을 바꿔 연 15일 사용할 수 있는 연차를 3일자로 쓴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앞서 조 대표는 지난 2일 오전 이재율 경기도 행정1부지사를 만나 이러한 부분을 상의했으며, 병가 대신 연차를 쓴 이유에 대해서는 현재 몸이 아프지 않은 상황에서 의사 진단서를 제출할 수 없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지난해 교통사고 직후 입원하지 못해 후유증이 심한데다 휴가도 못 간 상황이기 때문에 병가를 낼 예정이었다. 규정 상으로는 의사 진단서를 첨부하면 최장 60일까지 병가를 쓸 수 있도록 돼 있다.
이에 대해 노조는 ‘이해할 수 없다’며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김형섭 통합노조위원장은 “대표가 공식 입장에서 밝힌 것처럼 한 달 이상의 병가를 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15일 짧은 연차를 사용했다는 소식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다”며 재단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법 안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대응방법을 강구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는 지난달 15일부터 26일까지 재단에 대한 정기 감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대표와 노조간의 입장을 조율하는 방법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
도 고위 관계자는 “현 상황에선 감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재단 대표 자신이 거취를 결정하는 방법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김장선기자 kjs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