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새해 벽두부터 한국발 무인기 침입 사실을 발표했다. 10일 군 총참모부는 성명을 통해 지난 4일 오후 인천 강화군에서 이륙한 무인기를 개성 인근에서 격추했다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작년 9월에도 같은 일이 있었다는 주장은 전임 윤 정부에서의 여러 무인기 사건과 연관되며 남북관계에 새로운 긴장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발 빠르게 움직였다. 당일 우리 군은 해당 무인기를 보유하지 않고 발표된 시간대에 무인기를 운용한 사실도 없다는 사실이 보고됐다.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조정회의가 열려 민간의 무인기 운용 가능성과 대응책이 논의됐고, 보고를 받은 이재명 대통령은 “사실이라면 한반도 평화와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며 엄정하고 신속한 군경 합동수사를 지시했다. 국방부는 긴급 브리핑을 통해 북한을 도발하거나 자극할 의도가 없고 남북 간 긴장 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도 거의 실시간으로 답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11일 공개된 담화에서 “한국 국방부의 입장 발표에 유의”한다면서 한국발 무인기의 북한 영공 침입은 군이 했든 민간이 했든 우리 당국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무인기 실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했다. 12일 통일부가 소통과 긴장 완화의 여지가 있다고 밝힌 데 대해, 김 부부장은 13일 담화에서 좀 더 격앙된 어조로 남북관계 개선이 “실현 불가능한 망상”이라면서 우리 당국이 “주권침해 도발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며 재발방지 조치를 강구”할 것을 요구했다. 대남 전선의 험구(險口)를 담당하는 김 부부장답게 이번에도 저급한 언사로 일관했지만, 실질적 내용을 담은 빠른 답변은 주목된다.
주지되듯이 최근 남북관계는 추운 한겨울이다. 공식문서가 모두 사문화됐고 ‘9.19 군사합의’도 사실상 파기됐다. 대화 채널이 막히고 군 통신선도 끊어진 상태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으로 당국과 민간의 일체 교류협력이 사라졌고 DMZ에선 방벽 설치 등 ‘국경화’ 조치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전단 살포와 소음 방송이 중단됐고 총격전 등 군사충돌도 없어 나름 조용하다. 그러나, 북한은 핵무력 고도화와 함께 미사일, 잠수함 등 전략무기 개발을 지속 중이고, 국경화 조치가 몇 년 뒤 완료되면 전방에서의 군사위협이 커질 수 있다.
좁은 한반도에 남북이 대치하는 현실에서 접촉과 대화가 부재한 현 상황은 반드시 타개되어야 한다. 지난 50여 년간 남북관계사에서 대화가 끊어졌다 이어지기를 반복했지만, 이번 단절기는 쌍방 파괴력의 크기나 북한 적대성의 강도 면에서 더 위험하다. 심각한 상황 인식하에 이 대통령도 지난해 8.15 경축사 등을 통해 9.19 군사합의의 선제적·단계적 복원과 함께 허심탄회한 대화 재개를 위한 남북 연락채널 우선 복구를 제안한 바 있다.
문제는 실천이다. 접촉 자체가 힘든 상황에서 대외 발표로 계속되는 무인기 논란을 곱씹어볼 때, 앞으로 철저한 조사와 설명이 이어진다면 연속적인 접촉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대면 대화가 당장 이루어지긴 힘드나, 통신이나 방송은 언제든 활용될 수 있다. 평화와 안정을 위한 일관된 노력과 세심한 상황 관리 속에 국면 전환의 길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