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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백세까지 건강한 허리, 마비가 될 때까지 기다릴 것인가 - 척추 수술이 필요한 시기

 

꽃을 재배하는 농부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예쁘게 피어난 아름다운 꽃일 것이다. 의사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완쾌돼 환하게 웃는 환자다.

척추 치료도 마찬가지다. 척추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로서 가장 소중하고 보람 있는 것은 아마도 수술, 비수술의 구분이 아닌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게 회복한 환자의 웃음이다.

의사는 환자의 고통에 아파하며 회복에 행복해 한다. 최소한 내가 아는 의사들은 그렇다. 최소침습 척추수술도 실상은 수술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만, 환자를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게 회복시키려는 의사의 간절한 마음에서 이뤄진 새로운 패러다임일 것이다.

척추치료는 밥과 반찬 같다. 밥만 먹어서도 안되지만 반찬만 먹어도 안 되는 것처럼 수술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비수술도 마찬가지다. 수술이건 비수술이건 현재에 처한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최선이다. 비수술에서 수술로의 경계는 마치 끓는 물과 같다. 물이 끓기 전까지는 대부분 비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나, 물이 끓고 나면 다시 비수술적 치료로 해결하기 어려워진다.

그럼에도 비수술을 고집하는 것은 물 없이 사막을 막상 걷는 것과 마찬가지다. 비수술과 수술은 언뜻 서로 다른 치료처럼 보이지만 척추에서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척추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최소 손상으로 최대 효과를 내는 것이 맞지만 어떤 경우에는 오히려 더 좋지 않은 결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수술이 최선이면 그 길을 가는 것이 척추 건강의 회복에 훨씬 이득이 되는 경우가 종종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 척추치료의 과거를 돌아보자면 척추 수술이 발전하기 약 30여년 전까지는 비수술적 치료가 선호되다가 수술이 발전하고 좋은 결과를 나타내면서 큰 관심을 끌게 됐다.

그러나 이후 수술에 문제점이 제기되면서 다시 비수술이 인기 있는 시절을 우리는 보내고 있다. 하지만 어느 곳에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원칙은 있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너무 과한 치료를 받는다면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쉽게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치료 시기를 놓쳐 심각한 마비가 발생하거나 심지어 수술 시기가 늦어버린 환자를 종종 만나게 된다. 하지만 염두해야 할 것은 척추가 보호하고 있는 신경은 다른 조직과는 조금 달라 한번 손상되면 회복되지 않거나 회복이 매우 힘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10년이나 지난 치료를 지금 받고 싶지도 않겠지만, 10년 후에나 가능한 치료를 지금 받으려고 하는 것도 좋지 않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퇴행성 척추 질환에서 수술이 비수술적 치료보다 더 많은 이득이 될 때가 있다. 디스크 환자의 90~95%, 퇴행성 척추 질환의 80~90% 이상은 수술 없이 비수술적 치료로 충분히 증상을 완화 시킬 수 있다.

하지만 충분한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의 호전이 없거나 극심한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신경 손상으로 인한 신경 마비가 있거나 심한 신경 압박으로 인한 급성 신경마비가 진행된다면 수술적 치료가 득과 실의 측면에서 득이 된다고 볼 수 있다.

버스가 떠나고 나서 후회해 봤자 소용없다. 각주구검(刻舟求劍)이다. 이미 퇴행성 척추 치료의 많은 수술들은 비수술처럼 최소침습 수술이 가능하거나 비수술에 매우 근접해 있다. 수술이 필요한 시기에 수술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소탐대실(小貪大失)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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