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만을 하고 난 후에는 언제부터 생리가 다시 돌아오는지, 터울조절이나 임신계획이 앞으로 없는 경우에는 피임은 언제부터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는지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 진료 경험 중에 첫애를 낳고 모유수유중인 여성이 “1년이 지났는데도 생리가 돌아오지 않고 몸 컨디션이 안 좋은 거 같다”며 병원을 방문한 분이 있었다. 진찰해보니 임신이어서 생리가 없고 몸에 변화가 생긴 것이었는데 산모 입장에서는 모유수유중이고 생리도 돌아오지도 않았는데 임신이 되었다하니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라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생리라는 것은 일단 배란이 된 후 임신이 되지 않은 경우에 자궁내막이 떨어져 나오는 현상이므로 배란이 먼저 되고 생리는 그 후에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분만 후 첫 배란 때 임신이 되는 경우에는 첫 생리를 경험하지 않았음에도 임신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모유수유를 하면 생리가 돌아오지 않으므로 자연적으로 피임이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은 옳은 말은 아니다. 모유수유를 하는 동안에는 뇌하수체에서 나오는 유즙분비호르몬이 난소의 배란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서 모유수유를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더 늦게 생리가 돌아오기는 하지만, 모유수유 중에는 반드시 배란억제가 된다거나 자연피임이 된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틀린 이야기이다. 모유수유를 하는 동안 생리가 돌아오는 시기는 사람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예측하기가 어렵고 빨리 돌아오는 경우에는 2개월만에 늦으면 18개월만에도 돌아오기도 한다.
특히 모유수유를 하지 않는 경우에는 배란이 일찍 돌아오기 때문에 피임도 일찍 시작해야하는데, 매일 복용하는 경구 피임약으로 피임을 하는 경우에는 분만 후 3~4주경부터 피임약 복용을 시작해야한다. 단, 경구 피임약은 혈전증의 위험이나 간기능 저하 등, 금기증인 사람도 종종 있으므로 담당 주치의와 상의 후 복용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만약 루프와 같은 자궁내 장치를 이용한 피임을 고려한다면 일단 첫 생리가 시작하기 전에는 콘돔과 같은 피임방법을 임시로 쓰고 생리가 시작하면 생리 5~7일경에 내원하여 자궁상태를 확인한 후 루프나 미레나 같은 자궁내 장치를 삽입하면 된다. 이런 자궁내 장치 삽입은 마취가 필요 없고 진료실에서도 짧은 시간에 간단히 할 수 있으며, 최소 5년 이상은 사용할 수 있고 불편함이 별로 없어서 장기간 피임을 원하는 경우 많이 사용하는 피임방법에 하나이다. 모유수유를 하는 경우에는 경구 피임약과 같은 호르몬 제제는 수유를 하는 경우에는 사용할 수 없으므로 자궁 내 장치나 콘돔과 같은 피임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모유수유를 하는 경우에는 여성호르몬 분비가 억제되어 있어 질 점막의 위축이 생기고 건조하고 탄력이 없어져서 성관계시 통증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성관계는 회음부위가 다 아물고 오로가 멈춘 상황이라면 언제든지 가능하므로 대게 산후 2~3주면 가능하다.
대게 자궁내막은 분만 후 6주경이면 완전히 회복되므로 분만 후 2~3달부터는 루프시술을 할 수 있고 루프 시술이 부담스럽다면 콘돔과 같은 피임방법을 사용해야한다. 그러나 이는 안심할 수 있는 피임방법은 아니므로 임신을 절대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의한 후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피임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