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하는 네거티브의 선거운동이 다시 되살아나고 있다. 근거 없는 폭로와 비방이 쏟아지고 지역발전을 위한 일을 모두 자신들의 공과로 돌리는 등의 상호 비방전이 그것이다.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들은 물론 각 정당의 지도부, 심지어 대통령까지 흑색선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수원시 무 선거구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미경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후보 간의 공방전에다 수원시 을 선거구에 출마한 김상민·백혜련 후보의 상호 비방전도 가관이다.
정미경·김진표 후보 측은 수원 군 공항 이전과 관련하여 서로 자신들의 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급기야 정미경 후보 측은 선거관리위원회에 허위사실 공표로 김진표 후보 측을 고발했다. 김 후보 측은 또 정미경 후보가 재보선에 당선돼 2년밖에 의정활동을 해 낙제점이라고 주장하자 정 후보 측은 김 후보도 도지사에 출마해 낙선한 뒤 다시 출마한 사람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다. 또 수원시 을의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후보 측은 김상민 새누리당 후보가 정치자금을 음식비 등 사적으로 지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 후보 측은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정치자금 지출로 이미 선관위에서 밝혔다”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사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을 거론하며 상대방을 비방하는 것은 정책으로 승부하겠다는 정당과 총선 후보들의 다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폭로와 비방으로 무엇을 얻겠다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여야 지도부도 마찬가지다. 새누리당 강봉균 공동 선대위원장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이의 양적 완화와 경제민주화 주장을 놓고 상호 비방전을 펼치는 등 점입가경이다. 경제는 내팽긴 채 정책은커녕 인신공격만이 난무할 뿐이다. 정당을 가릴 것 없이 모두 약속이나 한 것처럼 과거로 돌아가는 모습이 안쓰러울 지경이다.
이 같은 네거티브 전략은 정치가 유권자의 수준을 못 따라간다는 것을 입증할 뿐이다. 상대방을 무조건 깎아내리려는 태도는 정책으로 승부걸 것이 없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아직도 이런 방법으로 표를 얻으려는 얄팍한 술수는 더 이상 유권자들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후보자들은 명심해야 한다. 이번 선거는 진정으로 각 당이 지역 주민들을 위한 실천가능한 정책을 내세우고 후보들의 능력을 평가하는 방향으로 가기를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이 있기 때문이다. 흑색선전과 상호비방으로 현명한 유권자를 무시하는 행동을 한다면 준엄한 표의 심판이 있을 뿐이다. 남은 선거기간은 정책대결로 승부를 펼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