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부터 고려, 조선, 구한말까지 우리 역사 속에서 의미가 컸던 전투와 전쟁의 장면을 다룬 책. 한신대학교 정조교양대학 교수인 저자는 ‘정조, 새로운 조선을 디자인하다’, ‘이산 정조 꿈의 도시 화성을 세우다’, ‘알기 쉬운 화성 이야기’ 등의 책을 통해 정조와 화성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면 이번에는 역사적으로 기억될만한 한반도의 전투에 초점을 맞췄다.
선조들이 극복한 전투의 역사를 통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어두운 전쟁의 시대를 이겨내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것. 책은 전투로 인해 나라의 운명이 어떻게 뒤바뀌고 어떤 영웅들이 탄생하고, 민중들은 어떻게 살아갔는지 특유의 필치로 자세히 설명한다.
삼국시대 편에서는 온달의 아차산성 전투, 중국의 천하관을 붕괴시킨 살수대첩(薩水大捷), 고구려의 자존심을 지킨 안시성 전투, 백제의 운명을 마감한 황산벌전투, 당(唐)의 야욕을 무너뜨린 매소성 전투를 다룬다.
고려시대 편에서는 궁예와 왕건의 최후 대결을 그린 보개산성 전투, 수도이전을 둘러싼 묘청의난과 서경(西京)전투, 세계제국 몽골을 굴복시킨 처인성과 죽주전투에 대해 이야기한다.
조선시대 편에서는 밤에 쌀을 뿌려 적들을 물리쳤다는 오산 세마대(洗馬臺)의 전설과 독산성 전투, 임진왜란 당시 역전의 기반이 된 행주대첩,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승리 이순신의 명량대첩, 인조가 삼배구고두((三拜九叩頭)의 치욕을 당한 남한산성 전투, 나선정벌(羅禪征伐)이라는 이름으로 조선군이 러시아군을 물리친 흑룡강 전투, 이인좌의 난이라 불리는 1728년 무신정변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지막 챕터인 한말 편 에서는 우리 군이 프랑스군과 격전을 벌인 문수산성 전투, 조선과 미국의 첫 번째 전투였던 덕포진 전투, 청일전쟁의 서막인 풍도해전, 전봉준이 동학혁명의 꿈을 끝내 이루지 못한 우금치 전투에 대해 풀어낸다. 저자는 우리나라에서 일어났던 전투를 되돌아보며 과연 현재 한반도에서 전쟁은 끝났는가에 대해 되묻는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역사의 분수령이 됐던 전쟁들의 사료를 정리하면서 ‘만약 어떤 전쟁에서 어느 쪽이 승리했다면’, 혹은 ‘어떤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하는 마음으로 전쟁의 흐름을 재구성해봤다”라며 “우리 민족에게 다가오는 희망(통일)의 거대한 흐름을 받아들이고, 더 이상 이 땅에서 분열과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고 설명했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