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에 얽힌 사회 명사들의 추억을 담은 산문집 「잊을 수 없는 밥 한 그릇」(한길사 刊)이 출간됐다.
글쓴이는 소설가 박완서 최일남 성석제 신경숙 공선옥, 시인 김갑수, 지난해 작고한 아동문학가 이오덕, 화가 정은미, 만화가 홍승우, 시사만화가 고경일, 방송프로듀서 출신인 주철환 이대 교수, 장용규 외대 교수, 건축가 김진애씨 등 13명.
박완서씨가 기억하는 생애 최고의 음식은 소박하기 그지없는 메밀칼싹두기와 참게장이다.
박씨는 "비오는 날이면 요즈음도 나는 수제비가 먹고 싶어진다"며 음식에 얽힌 추억여행을 시작한다. 수제비에 대한 박씨의 추억은 어린 날 먹었던 메밀칼싹두기로 자리를 옮긴다.
박씨는 "메밀칼싹두기는 밀가루로 하는 칼국수보다 면발이 넓고 두툼하고 짧아서 국수보다는 수제비에 가까웠다"면서 "(그 맛은) 따뜻하고 부드럽고 무던하고 구수한 메밀의 순수 그 자체였다"고 회고했다.
그는 할아버지가 젓가락끝으로 파내 밥숟가락에 얹어줬던 참게장의 맛에 대해 "아무리 적은 양이라도 혀 전체가 반응하고 입안의 점막까지도 그 맛을 한 번만 보면 생전 잊지 못한다"고 적었다.
최일남씨는 고향 전주의 비빔밥과 콩나물 해장국이 점차 제맛을 잃어가는 것을 아쉬워하고, 신경숙씨는 서울생활 첫 해에 시골 어머니가 커다란 양은주전자에 가득 담아왔던 자줏빛 팥죽의 맛을 잊지 못한다.
성석제씨는 충북 충주로 가는 38번 국도의 식당에서 파는 '묵밥'의 맛을 소개했고, 공선옥씨는 아홉살 때 쌀이 떨어진 빈 독에서 얼굴로 확 끼쳐왔던 서늘한 기운을 기억해 낸다.
주철환씨는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시장통 고모집에서 살 때의 가난했던 시절을 바나나에 대한 추억을 통해 이야기한다. 배달을 갔던 동네 부잣집의 주인 아주머니가 바나나를 주면서 양아들로 삼으려 하자, 이를 뿌리치고 고모의 품에 안겼던 순수한 소년의 모습이 그의 글에서 되살아난다.
김진애, 고경일, 장용규씨 등은 음식을 통해 외국 유학시절을 추억하고, 정은미씨와 김갑수씨는 각각 초콜릿과 에스프레소에 대한 기억을 전한다. 홍승우씨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시사만화 형식으로 그렸다.
표제작은 작년에 작고한 이오덕씨의 글에서 따온 것으로, 일제시대 영덕 군청에서 일할 때 추억을 적고 있다.
출장을 다니는 길에 밥을 먹지 못해 쓰러질 지경에 이르렀던 그는 군청 동료들을 만나 어느 주막인지 농가인지 찾아가 푸성귀에 된장 반찬으로 밥을 맛있게 먹었던 적이 있었다.
그는 그날 주인에게 밥값을 주지 못했고, 그 뒤에 다시 찾아가 인사도 못하고 살아온 것을 죄스러워 했다. 그러면서 죽는날까지 당시 자신을 구해준 밥 한 그릇과 그 밥맛을 잊지 못한다고 글에 남겼다. 224쪽. 1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