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은 스승의 날이었다. 스승의 날은 교권을 존중하고 스승을 공경하는 마음을 되새기기 위해서 제정된 날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교권은 추락하고 스승은 존경받지 못하는 존재가 됐다. 존경은커녕 학생이나 학부모로부터 험악한 욕설을 듣고 폭행까지 당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학교 현장에서의 교권은 이미 붕괴 수준이란 한탄까지 나온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교사는 늘 존경의 대상이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선망하는 직업이었다. 교사들 역시 “다시 태어나도 교사가 되겠다”는 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교직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비율이 10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물론 예전과는 세상이 크게 달라졌다. 이제는 선생이니까 권위를 내세우는 시대가 아니다. 하지만 교권 침해문제가 지나치게 심각하다. 윤관석 국회의원(더민주, 인천 남동구을)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교권 침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3~2015년)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 총 1만3천29건의 교권침해 사례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드러난 사례이다. 감춰진 사례까지 합한다면 더 증가할 것이다. 연도별로는 2013년 5천562건, 2014년 4천9건, 2015년 3천458건으로 전체 건수는 줄어들고 있다.
그런데 폭언과 욕설로 인한 교권침해는 감소했다지만 폭행과 교사성희롱 비율은 오히려 증가해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학부모에 의한 교권침해도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연말 한국갤럽이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학교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존경받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무려 83%나 됐다고 한다. ‘존경받고 있다’는 응답은 고작 9%였다. 물론 학생과 학부모의 신뢰를 얻기 위해 먼저 교사들의 노력이 수반돼야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교사들은 초기에 자신이 선택한 천직(天職)을 자랑스러워하지만 교권이 보호받지 못하는 현장을 겪으면서 명퇴를 심각하게 고려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에 여야 3당은 15일 교권강화와 교육환경개선에 대한 한목소리를 냈다. 스승의 날을 맞은 의례적인 언급일 수도 있겠지만 공교육 정상화와 교권 신장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각 당이 관심이 지속됐으면 좋겠다. “교권강화를 비롯한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법·제도 정비에 힘쓰고 예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교육재정 확보와 교원 증대, 기간제 교사의 차별 금지 및 정규직화 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지길 바란다.